안녕하세요.
전 전주에서 군산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엄마입니다.
그제 초등학교 1학년 큰애가 퇴근을 하고 나니 저녁에 내일 소풍을 간다고하여 전 평소보다 아침일찍 일어나 김밥을 싸고 간식거리를 싸두었죠. 물론 전날저녁에 닭강정도 미리 시켜서 돗자리와 함께 소풍 가방에 싸서 식탁의자에 걸어두고 잘갔다 오라는 말도 잘못하고 허둥대며 남편에게 두아이를 맡기고 출근을 하여 근무하고 있던 중
점심때 남편과 통화를 하는데 큰애가 글쎄 책가방을 메고 소풍을 갔다는 겁니다. 나참 기가 막혀서...
찬찬히 얘들을 챙기지 못하는 남편에게 화도 나고 평소 덜렁거리는 큰애에게도 화가 났습니다. 아니 소풍가는데 아들이 책가방을 메고가면 말려야 하는게 아빠임무 아닙니까? 그런데 3명이서 같이 학교까지 걸어갔다는 건데 그때까지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처음 학교 입학해서 다른 엄마들처럼 따라가지도 못했는데 왠 소풍에 책가방을 메고 도시락도 못싸간 아이가 선생님 눈엔 얼마나 처량하게 보이겠으며 엄마가 얼마나 무심하다고생각했겠습니까?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퇴근해서 보니 둘째애는 자전거를 가지고 나가 무책임하게 그냥 놀이터에 내팽겨치고 의기양양하게 들어오는 것이였습니다. 아....우리집 남자들이여..
그래서 큰애에게 "우리집에는 한심동자가 3명이 있다"하고 말하니 큰애는 그말을 듣자마자 대성통곡을 하는것이였습니다. 그렇게 울길 한참뒤에 "그럼 뭐하러 엄마는 나하고 규진이 낳았어?"하면서 그 쪼그만 아들냄이가 따지는게 아니겠어요?
전 그렇게 조금만 입에서 어떻게 그말이 나왔을까 하는 충격도 있었지만 어쩜 제가 어렸을떄 제 엄마에게 했던 말하고 그리도 같은지???????
어렸을때 엄마가 하시는 말중 "꼭 너같은 딸하나만 낳아라" 했던 말씀이 적중하여 꼬옥 저같은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런 아들을 낳았고 다시 힘든엄마역할을 해야 합니다.
결혼한지 10년이 되어가도록 엄마의 노고와 은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제가 실제 그 상황을 맞이해 보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이번 토요일에는 꼬옥 엄마를 찾아뵈야겠네요...
그리고 제2의 저같은 아들로 키우지 않도록 모범적인 딸로 노력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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