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8(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모든 이는 영원한 봄날에 꽃을 피우려고 태어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판된 자서전 <희망>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폐렴으로 지난달 14일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한달 넘게 치료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집필에 들어가 지난 6년간 직접 저술한 공식 자서전이다. 

교황은 “희망은 행동을 위한 미덕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라며 이 책을 ‘희망의 여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그에게 진정한 희망은 “어둠 속에 갇히지 않고,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을 밝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힘”이다. 그의 희망론은 이어진다. “희망이 피어나는 데는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이 바로 당신일 수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인상적이었나?

교황은 학창 시절부터 아르헨티나 독재정권이 일삼던 (고문과 살해, 납치의) 실상을 목도했다. 그는 16살 무렵 페론 대통령의 개혁주의에 관한 거친 논쟁을 벌이다 페론을 비판하는 이모부의 얼굴에 탄산수를 뿌린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 사건을 ‘정치적 열정의 첫 세례식’이자 ‘가난한 이들을 위한 첫번째 공개 항변’이라고 기억했다. 

교황은 암흑과도 같은 그 시절을 감당하기 힘들어 1년 남짓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고백한다. 교황은 사제 시절 군부독재에 침묵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는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관구장이 되자마자 ‘독재자들에게 너무 너그러웠던 점’을 참회했다. 이후 변함없이 약자들 편이 되어 ‘빈민촌의 교황’으로 불린다.

 

프란치스코라는 인물을 설명해줄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1936년 그가 태어날 때 몸무게가 5㎏이나 됐다. 어릴 적 꿈은 정육점 주인이었는데, 나중엔 의사로, 다시 사제로 변했다. 

역대 교황은 보통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묻힌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밖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에 묻어달라고 했다. 

역대 교황 7명이 묻힌 것으로 알려진 이 성당을 프란치스 교황은 자주 찾았다. 자신의 장례 절차도 간소화하도록 지시했다. 화려한 장례 제대도, 관을 닫는 특별한 의식도 미리 없앴다. 교황은 “품위는 지키되, 다른 그리스도인들처럼 소박하게 치르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이야기지만 교황은 굉장한 축구팬이라고 들었습니다. 

실화 바탕의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2019)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열렬한 축구팬으로 그렸는데, 자서전을 보면 그 이상이다. “축구에서 현실을 마주하고 문제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공이지만, 어떻게든 잡아내야 하니까요. 마치 우리 삶과도 같습니다.” 학창 시절 골키퍼로 활약했던 그는 “축구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놀이라고 하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