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4(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한국 공직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작정하고 폭로하는 책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거짓말>이 출간돼 화제입니다. 

행정고시 합격 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0년을 일하다 스스로 그만둔 노한동 전직 서기관의 저서인데요. 

저자는 내부자 시각에서 정부와 관료 조직의 생생한 민낯을 드러내보이는데, 

특히 공무원이 사적 이익과 본인 생존을 위해 앞세우는 가짜 명분이자 책 제목이기도 한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거짓말’을 심층 비판합니다. 

 

제목이 아주 신랄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지네요.

이 책은 문체부에서 출판, 체육, 저작권 등을 담당하며 10년간 경험하고 관찰한 공직 사회의 무능한 일상과 좌절을 보여주는 르포입니다. 

윗사람의 심기에 맞추는 데 전적으로 집중된 업무 평가 시스템, 복잡한 현실을 5분 만에 읽을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 

바뀌는 정권과 여론에 갈피를 못 잡는 조직, ‘혈세’라면서도 예산 규모를 늘리기만 하면 성과로 평가받는 분위기 등 ‘가짜 노동’과 ‘거짓말’로 점철된 

공무원 조직의 폐단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가짜 노동’이라는 말이 인상 깊네요. 또 소개해주실 부분은?

저자 노한동 씨는 이러한 가짜 노동의 문제 해결의 초점을 ‘쓸데없고 무의미한 업무의 제거’에 뒀습니다. 

국정감사 전날 밤을 새워 장관 답변을 준비했지만, 정작 발표가 끝나면 누구도 그 답변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현실, 

아무도 제대로 읽지 않는 수천~수만 페이지의 부처별 예산 사업 설명 자료 등 ‘보여주기식 행태’가 작금의 무능과 무기력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유능하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려면 관료의 ‘가짜 노동’을 줄이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간절하게 들립니다.  

이밖에 한강 작가가 포함됐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구체적인 사례도 즐비합니다. 

 

저자 소개? 

저자 노한동 씨는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재학 중 행정고등고시(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해, 2013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출판, 체육, 저작권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담당해왔고 2023년, 서기관으로 승진하자마자 공무원을 그만두었습니다. 

공직사회에서 10년간 경험하고 관찰한 무능과 무기력, 헛짓거리를 사람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싶었다는 저자는 

우리 공직사회의 한계와 폐단에 대한 정확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을 그만둔 게 아니라, 그저 ‘거짓말’을 그만두었을 뿐이라고 덧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