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민주주의의 절망과 희망이 교차했던 12월. 셋째주에 소개해드릴 책은 책.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에 관한 보고서‘라는 부제로도 유명한 책입니다.
평범한 인간이 조직 안에서 상상하지 못할 악행을,
그것도 무덤덤하게 행할 수 있음을 지적한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소개합니다.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는 책이군요. 아이히만은 독일 나치 때 인물이죠.
맞습니다. 이 책의 인물 아돌프 아이히만은 유대인 박해의 실무 책임자로 2차 세계대전 이후 15년 동안 아르헨티나에서 숨아 살다가 이스라엘의 모사드에 의해 잡혀 재판을 받았는데요. 이후 그는 공판에서 변함없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해 경악을 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재판을 보기 전까지 사람들은 그가 험악하게 생긴 전형적인 악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이 있었어요. 그저 머리가 히끗히끗하고 치열이 고르지 않은 평범한 모습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어 "이 때문에 사람들이 경악했고 결국 정신감정을 진행했는데 결과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 좋은 이웃이자 아버지, 상당히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이히만은 예루살렘에서 열린 전범 재판에서 "상부 명령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이라고 강변했지만, 결국 그는 처형됐습니다.
고전답게 시대가 지나도 울림이 큽니다.
저자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악의 평범성, 자세히 말씀해주신다면?
한나 아렌트가 본 절대악은 중뿔난 괴물이나 냉혹한 소시오패스, 그리고 특별한 악마가 저지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근면하고 성실하며, 삶에 의지가 충만한 평범한 사람들, 심지어 선량한(!) 시민들이 저지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선과 악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순전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유하지 않고 관료제의 ‘부품’이 되어 ‘절대악’의 집행자가 됐던 아이히만과 달리 ‘한국의 아이히만’들은 어떨까요. 법적 책임을 면피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사유’하며 ‘책임 없는 정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이 시국에 꼭 읽어봐야 할 책이네요. 한나 아렌트., 저자 소개?
독일 태생의 유대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잡지 <뉴요커>의 특별 취재원 자격으로 예루살렘으로 가, 아이히만이 재판받는 과정을 7개월간 참관하였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1963년 이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출간했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저작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는 책이죠. 그리고 한나 아렌트는 20세기의 가장 탁월하고 독창적인 정치사상을 펼쳐낸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수많은 에세이를 쓴 평론가이자 철학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