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오셨다고요?
지난주 출판계를 놀라게 한 광경이 바로 서울국제도서전에 있었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 코엑스에서 치러진 도서전, 주말 동안 관람객이 몰리면서 입장하는 데에만 1~2시간 가량 소요됐는데요. 구름떼처럼 몰린 인파에 모두 혀를 내둘렀습니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도서전을 찾은 총 현장 관람객 수는 약 15만명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올해는 정부 지원 없이 치러진 첫 도서전이라 화제를 모았습니다. 두 번 이상 관람하는 엔(n)차 관람자도 꽤 많았다고 하죠.
저도 이날 현장에 있었는데요. 산소가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오늘은 도서전 현장에서 발견한 목록 중에 추천드리고 싶은 신간 3권을 골라봤습니다.
첫 번째 책은요?
책 만듦새가 굉장히 좋고 내용도 빠지지 않는 음악 전문 출판사 ‘프란츠’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음악을 테마로 한 소설 앤솔러지인 <음악소설집(音樂小說集)>을 도서전 신간으로 선보였는데요.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다섯 명의 소설가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이 함께해 화제가 됐습니다. ‘음악’이라는 테마 외에는 아무런 공통분모 없이 자유롭게 써 내려간
다섯 편의 단편소설인데요, 읽어보면 각자의 특유한 스타일만큼이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앤솔러지가 좋은 건, 일명 ‘뷔페식’으로 여러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죠.
다음 책은요?
모닝쇼에서 종종 그래픽노블을 소개해드렸는데요, 그래픽노블은 말그대로 그림 소설이라는 뜻인데요,
한 권으로 끝나는 만화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랜만에 한 권 골라봤습니다. 프랑스의 만화작가 ‘캉탱 쥐티옹’의 <꽃은 거기에 놓아두시면 돼요>라는 그래픽노블인데요.
매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책을 선정하는데, 올해는 좋은 책 부문 중에서,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 부문을 신설했더라고요.
그 목록에 이 책이 있어 유심히 읽었습니다. 노인 요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이야기인데요. 누군가의 말년을 지켜보는 돌봄 노동자의 시선이 날카롭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책은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저자이자 변호사로 알려진 김원영 작가가 6년 만에 단독저서를 냈습니다.
<온전히 평등하고도 지극히 차별적인>이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그는 후천적 하반신 마비 증상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데, 10여 년 전 한 계기로 무대에 올라 몸을 움직이면서
“가장 생생한 내가 되는 경험”과 “나로서 존재한다”는 감각에 눈뜨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무용수로도 활동하기 시작했는데요. 변호사에서 무용수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거친 작가는,
장애가 있는 몸으로 마주한 질문과 춤의 역사를 넘나들면서 오랫동안 천착해온 차별과 평등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춤과 몸과 장애라는 주제의 연결이 매우 우아한 책, 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