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혼불문학상 당선작 공고
당선작: <면도날> 저자 우신영
우신영 작가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당선작인 <면도날>은 송도라는 공간의 상징성을 탁월하게 살린 소설이며 대중성과 순문학의 접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쉽지 않다는 점과 삶의 치열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물들이 욕망을 구현하려는 과정이 내면의 상처와의 대면이라는 점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세태소설을 넘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까지 담은 작품입니다.
제14회 혼불문학상 당선작 선정까지 심사경과를 말씀드립니다.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3개월에 걸쳐 공모를 진행한 결과, 국내외에서 총 282편의 장편소설이 접수되었습니다.
1차 예비심사는 5월 7일(화)부터 6월 7일(금)까지 31일간 진행하였습니다.
예심결과 총 7편이 선정되었으며, 선정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주> <장미맨숀> <나쁜소식이 너무 많다> <면도날>
<그럼 이만 총총> <그들이 빌린 개의 말들> <꿈꾸는 채롱>
위 7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6월 7일(금)부터 6월 21일(금)까지 15일간 본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6월 26일(수) 오후 3시부터 전주MBC 대회의실에서 최종심사 회의를 개최해 <면도날>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심사위원의 심사평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14회 혼불문학상 응모작은 총 282편이었다. 7인의 심사위원은 중복심사를 거쳐 예심작 중 일곱 편을 엄선하여 본심에 올렸다. 본심에 오른 작품 모두 완성도가 높다는 총평이 있었다. 오랜 논의 끝에 「그들이 빌린 개의 말들」 「나쁜 소식이 너무 많다」 「면도날」을 주요 심사 작품으로 삼았다.
「그들이 빌린 개의 말들」은 군산이란 지역성을 중요하게 다룬 작품이다. 공간과 노동의 붕괴를 시작으로 가정과, 사회, 사람과 사랑이 몰락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소설을 거듭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과 장편으로 쓰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작아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거론되었다. 소재를 이끌어갈 적합한 플롯과 인물을 연구하고 공간의 디테일을 살린다면 장편에 어울리는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쁜 소식이 너무 많다」는 중산층, 두 채의 집, 영어유치원, 화목한 가정이라는 소재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시의성을 살린 작품이다. 현실적인 에피소드는 흡입력이 상당하고 내면 묘사가 섬세해서 가독성도 뛰어났다. 그러나 에피소드를 나열할 뿐 서사를 확장하지 못했다는 점, 처음부터 주제를 정조준하여 이야기를 끌고간다는 점이 아쉬웠다. 소설의 현실성이 뛰어나다는 말은 한편으로 새로움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설에 담을 수 있는 작가만의 질문을 찾아낸다면 대중성과 문학성을 두루 갖춘 작품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면도날」은 공간이 갖는 상징성과 장편소설에 부합하는 스케일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왜곡된 욕망의 구현은 결국 자기 내면의 상처와 대면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송도라는 인공 도시와 입체적인 인물을 통해 탁월하게 드러냈다. 다층적인 복선과 상징이 플롯에 잘 녹아 있으며 인물의 내면을 냉정하게 묘사한 점 또한 효과적이었다. 상투적인 인물이 역할만으로 그치지 않고 복합적으로 그려졌다는 점과 함축적인 대화도 인상적이었다.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는 진실을 치열하게 쫓아가면서도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소설 쓰기의 동기까지 아우른다는 점이 믿음직스러웠다.
장편소설에 걸맞는 주제와 스케일,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 작가만의 시선으로 발견한 새로운 질문,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 등을 기준 삼아 논의한 끝에 「면도날」을 제14회 혼불문학상 당선작으로 정했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응모한 이들에게는 응원을 전한다.
조금만 보완한다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도 좋을 작품이 응모작 중 다수였다. 장편에 담기 적절한 다양한 질문과 이야기를 많이 찾아낼수록 우리의 삶 또한 깊고 넓어지리라 기대해본다.
심사위원: 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이번 열 네 번째 혼불문학상에 공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혼불문학상은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한국문학을 이끌어 나갈 신인, 기성작가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4년 7월 1일
사단법인 혼불문학 이사장 정 희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