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5(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헌책방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책. 오랫동안 종이책을 만들어온 편집자이자 작가 오경철 씨가 쓴 <아무튼 헌책>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짐작하기 어려운 온갖 사연을 안고 세상에 흘러든, 헌책을 모으는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책장을 펼치면 어린 시절부터 한국문학에 심취해온 저자가 헌책과 헌책방에서 발굴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가득한데요.

이태준, 정지용, 박태준 등 전근대의 진귀한 고서들에 관한 비화부터 김현과 오규원, 김종삼과 최승자, 김화영과 장정일 같은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숨은 이야기까지, 가히 그만의 작은 문학사라 할 만합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 

더불어 전국의 헌책방을 다니며 나름의 기준과 안목으로 책을 고르는 일에서부터 그것들을 집에 들이고 살피고 관리하는 법, 

“비좁은 집이 책의 포화 상태를 극사실주의적으로 전시”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헌책을 내다 파는 상황까지, 

헌책 수집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 책이 주는 큰 재미입니다. 

 

“나는 몇 권의 허름한 책을 주섬주섬 챙겨 책값을 계산하고 헌책방을 나온다. 책 꾸러미를 바리바리 들고 느지막이 집에 들어오면 나는 몸을 씻고 나와서 책상 앞에 앉아 그날 취득한 책들을 한 권 한 권 꼼꼼히 한 번 더 검수한다. 그렇게 살균수와 티슈로 구석구석 소독하고 닦은 뒤에―코팅이 되어 있지 않은 책은 먼지를 떨어내고 베란다로 가져가 얼마간 바람을 쏘이고 볕에 말린다(옛말로 ‘포쇄曝曬’라고 한다)―비로소 그 책들과 대면한다.“

 

작가는 어떤 분인가요?

”책에 남은 흔적은 그 자체로 눈부시게 강렬하다”고 오경철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문학동네, 돌베개, 민음사 등에서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책에서 자주 길을 잃는다”는 그는 헌책 쌓인 작은 서재에서 어딘지 모르게 헌책 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산문집 『편집 후기』 『아무튼, 헌책』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