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8(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5월이 가기 전에 권하고 싶은 책. 

5월의 31일을 매일매일 시, 에세이, 일기 등 읽을거리로 채운 잡문집. 오은 시인의 <초록을 입고>를 소개합니다. 5월에 읽기 좋은 시인 오은의 글 31편을 담겨 있고요. 시인의 감성이 오롯이 전해지는 글들을 날짜별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유난히 푸른 5월, 유독 기념일이 많은 달이기도 합니다. 5월 5일을 맞은 동시와 5월 15일의 카네이션은 물론이고,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라거나 5월 19일 발명의 날, 5월 20일 세계인의 날, 5월 29일 세계 수달의 날까지…… 

달력과 함께 보는 재미가 있는 이 책은, 하루를 시작하는 속표지는 전채, 글 한 편은 주요리, 그 뒤에는 디저트인 오늘 발견한 단어, 즉 '오발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매일 시인이 잘 차려놓은 정찬을 한 끼니씩 맛보는 느낌으로 산뜻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좋았던 내용은?

거침없는 언어유희를 특징으로 한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답게 밝은 눈으로 골라낸 오늘 발견한 단어,  '오발단'이 특히 눈을 사로잡습니다. 시인의 잘 벼려진 언어유희 감각으로 새로운 우리말 단어를 발견해 곱씹어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어휘력이 늘어나는 건 덤입니다. 

'군것지다'라는 말의 뜻을 혹시 아시나요. 시인에 따르면 '군것'의 첫 번째 뜻은 "없어도 좋을 쓸데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군것지다'는 "없어도 좋을 게 쓸데없이 있어서 거추장스럽다"라는 뜻이 되는데요. 시인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군것진 것에는 뭐가 있을까. 곧바로 미련이나 뒤끝, 혐오나 과욕 같은 게 떠오른다. 그러나 군것질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싫다. 없어도 좋을 쓸데없는 것 덕분에 가없는 시간은 채워지기도 한다."

 

저자 소개?

“모든 쓰기는 결국 마음 쓰기”라는 오은 시인은 1982년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자랐습니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없음의 대명사』,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을 썼고요.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