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
최근 서점가 깜짝 돌풍의 주인공. 9년 전 출간된 800쪽짜리 벽돌책인 <불안의 서>는 배우 한소희 씨가 한 잡지사 인터뷰에서 언급하면서 하루 만에 재고 700여 권이 바닥나 중쇄에 들어갔습니다.
한소희 씨는 “책을 통해 배운 게 많다”며 “불안은 아주 얇은 종이라서 우리는 이 불안을 차곡차곡 쌓이지 않게 부지런히오늘은 오늘의 불안을, 내일은 내일의 불안을 치워야 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어요.
포르투갈 시인이자 철학자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는 삶, 죽음, 어둠, 모호함, 실패 등의 소재를 다룬 글 480여 편을 담은 에세이집인데요. 불안하고 막막한 현실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를 사색하는 내용입니다.
꾸준히 팔리며 2014년 출간 이후 누적 판매가 1만 권이 넘는 책인데요. 특히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사보았을 저명한 책이에요.
차분하고 섬세하고 치밀하면서도 치열하게까지 느껴지는 페소아의 글들을 통해, 혼자만의 시간에 삶에서 부닥치는 전반적인 주제들을 중심으로 고뇌하는 한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국내 번역판은 B출판사에서 나온 것이 유일한데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배수아씨가 번역했고, 아름다운 문장으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국내 출간된 지 거의 10년이 된 책이지만 새롭게 주목받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작가 소개?
포르투갈의 모더니즘을 이끈 대표 시인. 해럴드 블룸은 서양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26인 가운데 셰익스피어, 괴테, 조이스, 네루다와 더불어 페르난두 페소아를 꼽습니다.
1888년 리스본에서 태어난 페소아는 일찍 친아버지를 잃고, 외교관인 새아버지와 함께 가족 모두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주했는데요. 1905년에 홀로 고향으로 돌아와 리스본대학교에 입학했으나 곧 학업을 중단했어요. 일생을 마칠 때까지 '무역 회사의 해외 통신원'으로 무역 서신을 번역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평생 여러 잡지와 신문을 통해 130여 편의 산문과 300여 편의 시를 발표했으나, 생전에 출간한 포르투갈어 저서는 시집 『메시지』(1934)가 유일합니다. 1935년 47세의 나이에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는데, 사후 엄청난 양의 글이 담긴 트렁크가 발견되었고, 현재까지도 분류와 출판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