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미술관에 가면 늘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림자처럼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관객의 동선을 피해주지만, 혹시나 손이 작품으로 향하지 않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사람. 바로 온종일 작품을 지키고 서 있는 ‘지킴이’들입니다.
이런 ‘지킴이’의 시선에서 미술관의 풍경을 풀어낸 책이 나왔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책 제목은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인데요.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2008년 6월. 형이 세상을 떠나자 나는 내가 아는 공간 중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일을 하는 일자리에 지원했다.”
슬픔에 잠긴 그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하는 가장 단순한 일’을 하는 미술관 경비원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총 13개의 챕터로 이뤄진 책은 브링리가 경비원으로 채용돼 출근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매일 아침 배정받은 구역으로 가서 온종일 전시관을 지키며 작품과 사람들을 지켜봅니다.
7만 평이나 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는 전시된 작품만 300만 점이 넘고. 브링리는 구석기 시대부터 이집트, 중세와 르네상스, 인상주의 그리고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넘나듭니다.
거장들의 혼이 담긴 경이로운 회화와 조각부터 고대 이집트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위대한 걸작들과 오롯이 교감하고, 푸른 제복 아래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동료 경비원들과 연대하는 동안 서서히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의미를 하나씩 발견해가며 멈췄던 인생의 걸음을 다시 내딛기 시작하죠.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자신이 마비되는 것만 같을 때, 오롯이 혼자가 되어 몰입하는 경험을 책은 미술관을 매개로 보여줍니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자 ‘패트릭 브링리’는 대학 졸업 후 <뉴요커>에 입사해 선망받는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보이는 뉴욕 한복판에서 성공을 꿈꾸며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던 어느 날, 각별한 사이였던 형이 스물일곱 젊은 나이에 시한부 암을 진단받고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겪습니다.
2008년 가을 4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 3대 미술관’이라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어 그곳에 있는 300만 점의 예술 작품을 지키는 삶을 시작합니다.
저자의 첫 번째 저서인 이 책은 올해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영미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4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죠. 저자는 미국 브루클린 선셋파크에서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살며 비정기적으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