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요?

‘순교자의 달’ 9월이 가기 전에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전주에 살고 있는 황보윤 작가가 지난 6월에 출간한 장편소설 <광암 이벽>이라는 책입니다. 유학의 나라 조선에 천주교 신앙이 수용되는 과정과 그 당시 조선의 사회상을 그린 초기 한국 교회사 소설입니다.

‘이벽’은 1754년 태어난 조선시대 천주교 초기의 교도이자 한국 천주교회를 창설한 주역인데요. 천주교인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인물일 수 있으나, 종교 유무에 관계없이 꼭 알아두어야 할 입지전적인 위인입니다. 특히 전라북도는 천주교 박해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역이잖아요. 그래서 일 년 내내 전국 곳곳에서 성지순례로 찾아오는 곳이고, 특히 9월은 순교자의 달이라 그 발걸음이 의미 깊고요. 

그렇죠. 완주에 있는 초남이성지, 전주 대성동에 치명자산 성지가 특히 유명하고요.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완주 초남이성지에서는 2021년 깜짝 놀랄 뉴스가 있었죠.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 유해와 유물이 200여 년만에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죠. 아무쪼록 저는 종교는 없지만, 전주에 산다는 특별한 공간적 이유로 이러한 성지들에 늘 관심이 갔고, 그 역사를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아주 좋은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추천사를 쓴 김탁환 소설가는 “시원하고 올곧으며, 기쁘다가 문득 슬프다”라고 평했는데 저 또한 그랬습니다.

공부를 하게 되셨다니 좋습니다. 줄거리를 조금 알려주신다면? 

어떤 부분이 또 특별히 좋았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이벽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무관으로 출세할 수도 있었지만,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정약용, 정약전 등 뜻 맞는 선비들과 어울리며 학문만을 익히는 데 주력하다가, 독학으로 천주교 교리를 익혀 신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선교사 없이 자생한 조선 천주교의 태동과 박해와 배교의 역사를 배경으로, 최초로 학문을 종교로 받아들인 조선 사람 이벽의 생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소설 속에 ‘천진암’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곳은 경기 광주에 있는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거든요. 이곳에서 열리는 모임을 찾아간 이벽이 선비들과 토론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압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9월이 지나가기 전에 꼭 읽어봐야겠네요. 작가를 소개해주신다면?

황보윤 작가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전라북도에서 교직 생활을 했고 우석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했습니다. 2009년 <전북일보>와 <대전일보> 두 곳 신춘문예에서 동시에 당선돼 등단했고, 단편소설집으로 <로키의 거짓말>, <모니카, 모니카> 2권이 있습니다. 이번 소설을 기점으로 천주교 박해소설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