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김금희 작가는 소설가이기도 하지만 ‘가드너’이기도 합니다. 산문집 <식물적 낙관>에선 발코니 정원에서 식물들을 키우며 삶에 대한 깨달음과 성찰을 길어올립니다. 책은 식물이 생장하는 흐름인 계절의 변화를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저자는 발코니에서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병충해로 아픈 식물을 돌보며 성장과 고통, 돌봄과 사랑의 의미를 깨달아갑니다. 여름의 왕성한 성장기, 가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상실의 아픔, 성장을 멈추고 힘을 비축하는 겨울, 봄이 되어 연둣빛새순을 터뜨리는 식물들의 이야기 속에 반려견과 반려식물을 떠나보낸 후 무너진 마음을 다독여 회복하는 과정도 담겼습니다.
어떤 대목이 흥미로웠나요?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 헤르만 헤세와 같은 대문호들도 식물애호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김금희 작가는 "돌아보면 내가 식물에 빠져든 시기는 마음이 힘들었던 때와 거의 비슷했다"고 고백합니다.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개인적상실과 고민을 겪으면서, 식물이 가진 치유의 에너지에 주목했습니다. 생장을 도모하면서 초연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식물들의 느긋한 낙관의 자세를 '식물적 낙관'이라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부록으로 실린 '식물군상'이라는 코너도 좋았는데요. 작가가 지금까지 만난 식물 중 30종을 추려 자신의 언어로 직접 소개한 코너인데 너무 따뜻하고 재밌어요. 이름에 얽힌 사연, 특징적인 모습, 최적의 성장환경, 기를 때 얻을 수 있는 기쁨 등 다채로운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저자소개 해주시죠.
김금희 소설가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9권의 소설책을 출간했고, 대표작으로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 시대 가장 주목받는 작가이면서 출간하는 책마다 독자들의 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소설가이기도 한데요.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김승옥문학상 대상 등 6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산문집 <식물적 낙관>은 김금희 작가의 두번 째 산문집인데요, 작가는 “어떤 산문 작업을 할 때보다 자유롭게 썼다”면서 “식물 집사로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참 괜찮은 가드닝 시간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