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1(금) 김성환기자의 안전운전교통상식

-오늘 주제는?

-네. 오늘은 자동차 부품의 현주소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완성차 업계의 부품 공급난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리 부품의 공급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리에 쓸 부품이 없어 제품 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봐야겠습니다.

-네. 업계에 따르면 서비스용 부품 공급난은 반도체 기반의 전장부품뿐 아니라 카메라, 레이더 등의 센서, 범퍼와 몰딩을 포함한 내외장 부품 등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점유율이 절대적인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데요. 현대차는 아반떼, 아이오닉 6, 팰리세이드 등의 범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며, 제네시스는 전 제품의 전후방 카메라가 모자란 실정입니다. 기아는 현행 모닝 범퍼 부속류의 국내 재고가 없고 K5와 K8은 범퍼를 구할 수 없습니다.

 

-단종된 차는 부품 구하기가 더 어려울거 같아요.

-맞습니다. 완성차 제조사는 자동차 관리법 제49조의3에 따라 차를 단종시킨 이후에도 8년 이상 부품을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형 기준으로 현대차 그랜저(IG), 쏘나타(LF)는 에어덕트를 구하기 힘들며 아반떼(MD), 그랜저(HG)는 그릴, 레이더 등의 재고가 없습니다. 또 기아 카니발(YP)은 보닛, 우측 앞•뒤 도어, 미미 등의 부품을 찾기가 어렵구요 이들은 중고부품 시장에서도 이미 바닥난 수준입니다.

 

-이렇게 되면 수리가 늦어지고 사고차는 계속 쌓이고 악순환이 예상되는데요?

-네. 실제로 부품 수급난은 수리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를 고치지 못해 길게는 수개월 동안 방치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사고 수리의 경우 대차 비용이 불가피하게 늘고 있어 보험 업계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품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사고 수리 시 대차 상한 기간(25일)을 다 채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는 손해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모든 운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리 부품 지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네. 서비스용 부품 품귀현상의 배경은 신차에 집중된 부품 공급이 꼽힙니다. 공급 자체가 줄어든 환경에서 신규 수요에 주력하는 완성차 회사의 업태 특성상 기존 수요에 대응이 어렵다는 것인데요 공급난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완성차 업계의 납품량 감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또 다른 이유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네. 이 외에 부품 업체들의 부정적인 상황도 공급 대란을 거드는 대목입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상승함에 따라 업체들이 채산성을 이유로 수리용 부품을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완성차 회사가 공급선을 변경하면서 기존 부품 공급이 무너지는 사태도 벌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요?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인증 부품을 확대해 부품난을 타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체들이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소비자 불편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조사와 부품사의 이해관계가 있고 정부도 많은 개정 논의가 필요해서 당장 실현되기는 힘들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