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한국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 김명순이 남긴 에세이를 엮은 산문집 <사랑은 무한대이외다>를 소개합니다.
그러니까 19년 동안 쓰인 김명순의 글들 중 일부를 뽑아서 실었는데요.
192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 김명순은 나혜석, 김일엽 등과 함께 활동했지만 생소한 이름의 작가입니다. ‘
김탄실’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작가는 1917년 '청춘'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소설가이며,
여성 최초로 작품집을 낸 시인인 데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번역해 국내 최초로 소개한 번역가이기도 합니다.
산문 형태로 쓰였지만 깊은 사유가 응축돼 있어 시에 가깝게 읽힙니다.
특히 주변 작가들의 비난과 모함에 상처 입고 고통받은 김명순이 자기 자신의 힘으로 인생과 문학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몸부림이 담겨 있는데요.
엮은이 박소란 시인은김명순에 대해 “여러 불행의 증거에도 그는 결코 지치거나 꺾이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그를 평가합니다.
저는 “당신들은나를 비웃기 전에 내 운명을 비웃어야 옳을 것이다”같은 시구를 보면서 김명순 작가내면의 타오르는 강한 힘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이 책과 같이 읽으면 좋을 책도 소개해주신다면요?
<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라는 책을 함께 추천드리고 싶어요.
한국 근대 여성작가 나혜석(1896~1948)과 일본여성 작가 후미코(1903~1951)는 같은 시대에 태어나 4년이라는 차두고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횡단해유럽을 다녀와
각자 「구미여행기」와 「삼등여행기」를 남겼습니다. 낯선 건물 사이를 걷고, 꿈에서조차 본 적 없던 문화를접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일등칸을 탄 식민지 여성, 나혜석. 삼등칸을 탄 제국 여성, 하야시 후미코. 이 여행기는 여행이란 남성만이 누리던 시절, 민족과 계급이 다른 두 ‘여성’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이다혜 작가는 “우아함보다 절박함이 아름답다”는 말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