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1(화)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은 어떤책인가요?

오늘은 <번아웃의 종말>이라는 책을 골랐습니다. 새해 들어 목표도 많이 세우시지만, 이와 반대로 번아웃을 겪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모든 것이 소진됐다는 뜻의 ‘번아웃’. 무기력과 피로감, 우울과 좌절감이 대표 증상들입니다. 

이 책은 이 번아웃이라는 상태를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왜 우리는 마치 ‘순교’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가 하는 일에 아주 높은 이상을 두려 하는가, 라는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나아가서 우리가 번아웃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보다 삶의 중요성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번아웃을 건너는 지혜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책, “이보다 더 시사적일 수는 없다”는 평을 받으며 주목받는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번아웃을 이기기 위해 자기계발서를 찾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저자는 이런 번아웃 관련 글들에 비판적입니다. 

가령 ‘하루를 버텨라’거나 ‘주인 의식을 갖고 삶의 개척자가 되라’는 식의 흔한 조언들은, 마치 번아웃의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는데요. 

이 같은 각종 해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번아웃 문화’를 유지시키는 데 일조한다면서, 우리가 “뒤틀린 방식으로 번아웃 문화를 사랑한다” 이렇게 말을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불에 타서 없어지는 걸 원하는 것은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지적은 서늘하기까지 한데요.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볼까요. 저자는 ‘나의 번아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당신의 번아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세상의 많은 일이 그렇듯이 타인을 지키는 일이 결국 나를 살리는 일이 되니까요.

 

“번아웃은 상태가 아니라 스펙트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부분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우리는 대개 번아웃이라는 것이 흑백으로 나뉠 수 있는 상태인 것처럼 말하잖아요. 

하지만 이런 논리로는 번아웃 경험의 다양성을 설명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번아웃은 영혼이 앓는 병”이라는 말을 남긴 저자는 미국 댈러스 출신의 에세이스트이자 버지니아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전직 교수 ‘조나단 댈러식’이라는 분입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종신 교수직을 그만두고, 현재는 초밥 요리사와 주차장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쓸 때만큼은 번아웃을 겪지 않았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