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A: 네. 오늘은 [청결 강박]을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청결 강박은 말 그대로 청결함에 대해서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인데요. 더러운 것이나, 불결한 것에 한 번 접촉을 하고 나면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야만 하죠. 여기서 제거하는 행동이라는 것은 손을 과하게 씻는다든지, 샤워를 한 시간 이상 한다든지, 머리카락 하나만 보여도 몇 시간씩 청소를 하는 등에 과도한 행동을 말합니다.
Q: 보통 청결한 것은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어떤 경우에 청결 강박을 의심해 볼 수 있을까요?
A: 주변에 보면 심하다 싶게 깔끔한 분들이 있죠. 하지만 깔끔함이 심하다고 해서 모두 병은 아닙니다. 병을 구분하는 기준은 일상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제약이 심한가 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청결에 대한 강박 때문에 손을 씻느라 사람을 못 만나고, 또,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못 하고, 용변이 급한데도 불구하고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청결 강박을 의심해 볼 수 있겠습니다.
Q: 청결 강박은 왜 생기는 것인가요?
A: 청결 강박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서 흔한 두려움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 질병과 건강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더러운 것을 만지면 어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나에게 묻을 것이고, 그러면 내가 병에 걸려서 건강이 나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이죠. 둘째는 “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질병이나 세균을 옮겨서 민폐를 끼칠 것이다” 라는 식의 대인관계의 두려움도 많습니다. 셋째는 찝찝함 그 자체인데요. 내가 더러운 것을 만져서 병에 걸리거나 남에게 옮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찝찝한 겁니다. 그런 찝찝한 느낌 자체가 본인에게는 심각한 괴로움이 되는 것이죠.
Q: 그렇다면, 청결 강박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A: 먼저 약물치료가 중요한데요. 청결 강박에 따른 과도한 불안과 초조, 그리고 집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항우울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이때는 통상적인 용량보다 고용량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약물치료를 통해서 불안한 마음이 잦아들면 인지치료를 시작하는데요. 인지치료에서는 내가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함께 탐색하게 됩니다. 환자분들께 왜 두려운지를 여쭈어보면 “그냥 더러운 것이 싫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더러운 것이 왜 싫은가요? 라고 되묻고 ”세균이 묻는 것이 싫다“고 답하면 또 세균이 묻는 것이 왜 싫은가요? 라고 또 다시 되물으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되구요. 그러면 환자분이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거나,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청결 강박으로 인해서 다소의 불편함은 있지만 꼭 이것을 제거하지 않아도 내 삶을 유지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드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