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7(화)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마약의 수도는 어떻게 전 세계 도시의 롤모델이 되었나? 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제목은 <기적의 도시 메데진>입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세계 최대 마약 카르텔의 근거지이자 하루 평균 16명씩 살해당하는 폭력의 수도, 가장 가난하고 가장 불평등하며 ‘국가가 포기한 도시’로까지 불리던 메데진은 30여 년간 이어진 도시재생 사업 끝에 뉴욕과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 도시들 롤모델, 이른바 ‘셀럽시티’로 되살아났습니다. 

2020년대 메데진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혁신 도시, 교양의 도시로 통하는데요. 이런 상전벽해는 어떻게 일어났을까요. 책을 펼쳐봅니다. 

 

도시학자이자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으로 활동 중인 저자 박용남씨는 지구 반대편 1만4000km를 날아가 콜롬비아 메데진에 도착해 도시를 일으켜 세운 주역들을 인터뷰하고, 건축·공간을 분석했습니다. 그중에서 이 사례가 눈에 들어왔는데요. 최빈곤 계층의 주거지이자 산 중턱에 위치해 도심으로의 이동이 원천 차단된 산하비에르 지역에는 384m짜리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소외 지역 거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는 현재 메데진의 랜드마크로 손꼽히며 해마다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메데진의 부활과 성공에는 혁신적 리더십(정치인과 도시계획가)과 비전(도시침술과 사회적 도시계획), 도시내 연결성과 이동 편의성을 모두 아우른 생태 친화적 교통 시스템, 시민들의 주거·문화·교육적 요구를 훌륭하게 담아낸건축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저자는 어떤 분인가요?

《꿈의 도시 꾸리찌바》(2002)와 《도시의 로빈후드》(2014)를 통해 사람 중심 도시, 지속가능한 세상의 가능성을 모색해온 도시학자 박용남. 이 책은 ‘도시 디자인’을 엘리트가 주도하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대중 공동체운동으로 바꿔온 ‘도시혁명 프로젝트’ 3부작의 완결편입니다. 사람이 행복한 도시’를 꿈꿔온 지 50년, 

어느덧 노년에 접어든 도시학자의 무르익은 안목과 통찰에 힘입어, 이 책은 우리가 갈 수 있고, 어쩌면 가야 마땅한 ‘다른 길’을 다정하게안내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목받는 신작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