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A: 네, 오늘의 주제는 [사과하는 기술]로 정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입니다. 갈등이 생기면 대개 잘못의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고 여기기 쉬운데요, 사실 100퍼센트 상대의 잘못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죠. 그래서 나 역시 어떤 면에서는 잘못이 있음을 인정할 때 갈등을 해결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오늘 말씀드리는 [사과하는 기술]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구요.
Q: 누구나 갈등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사과하는데는 어떤 기술이 있을까요?
A: 네. 진정성있는 사과를 위해서는 보통 세 가지 기술을 이야기 합니다. 진실한 마음을 전하는 시작, 또 각자의 타이밍을 존중하는 기다림, 그리고 상처의 깊이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가 사과의 정도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Q: 먼저, 첫 번째 기술인 [진실한 마음을 전하는 시작]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사과는 진심으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과할 때 진심을 다하는 게 아니라 단지 불편해서라던지 혹은 그래야 내가 이득이라서, 또 더 이상의 대화를 피하기 위해서 사과를 하면 상대는 그 메시지에 진심이 없다는 것을 금방 눈치채죠. 그래서 갈등을 풀려면 마음을 다해 사과해야 합니다. 만약 그 사과가 진심이 아니라면 잠시 멈추고 다시 한 번 스스로의 마음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두 번째, [각자의 타이밍을 존중하는 기다림]은 어떤 의미인가요?
A: 기다려주는 것은 사과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일인데요. 우리에게는 각자의 타이밍이 있고 보통 상처를 받은 쪽이 상처를 준 쪽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내 사과가 진심이라면 상대의 타이밍을 기다려주는 진심까지 더해져야 하죠. 그래야 ‘왜 내가 사과하는데 받아주지 않느냐’ 혹은 ‘내가 누구를 위해 사과하는 거냐’ 같은 또 다른 갈등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때 기다림은 방치가 아닌 방목이어야 하는데요. 방치와 방목은 다르죠. ‘나는 사과했으니까 이제 당신이 알아서 해’ 처럼 나 몰라라식 사과는 상대를 존중하는 기다림이 아닙니다. 사과에서의 기다림이란 ‘이 자리에서 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마음이 동하면 언제든 내게 와주세요’라는 식으로 안정된 울타리에서 상대방에게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Q: 마지막으로 [상대가 사과의 정도를 결정하도록 한다]는 의미는요?
A: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내가 이만큼 사과했으니까 이제 된 것 아냐?“ 라며 사과의 정도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사과하면서 ’이 정도면 충분해‘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상대방도 ’그래, 이만하면 충분해‘라고 동의하면서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죠. 설령 동의했을지라도 앞으로의 관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과할 때는 그 정도를 상대의 마음에 맡기겠다는 자세가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