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배우 김혜자의 삶과 생각함께한 인연에 대해 편안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풀어낸 에세이 <생에 감사해>를 소개합니다. 

 책에는 연기 활동 외에는 은둔주의자여서 알려진 게 거의 없는 국민 배우의 내밀한 고백과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한 깊고 풍부한 성찰이 담겨 있는데요김혜자에 대해  알든 모르든글을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김혜자는 역시 김혜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우선 "작품을 선택할  비록 현실이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더라도  사이에 바늘귀만  희망의 빛이 보이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말이 기억에 가장 남았고요. 

영화 ‘마더 깊은 인연을 맺게  봉준호 감독과의 에피소드도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감독은 ‘마더’ 캐스팅을 위해 5 동안 잊을 만하면 전화를 하고안부를 묻고연극 무대까지 찾아오는 지극한 정성으로 자신에게 “’마더혜자 각인시켰다다고 합니다

그러나  감독은 현장에서 “선생님눈만 동그랗게 뜨지 마시고요!”라고 지적할  아는 감독이기도 했고그러면서도 스스로의 연기가 못내 불만스러워 촬영장을 뛰쳐나간 자신에게 “자신의 성에  차겠지만세상이 환호할 때는 인정하세요라는 문자를 보낼  아는 연출자였다고 기억했습니다

, 김혜자 배우 하면 '전원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어느 날 메인 작가가 하차하면서 자신의 출연 비중도 함께 줄어들었을 때를 떠올린 김혜자는

 덕분에 시간적 여유를 얻게  ‘모래성’, ‘사랑이 뭐길래’, ‘장미와 콩나물’ 등에 출연할  있었다면서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라는 말은 삶의 진리라고 썼습니다. <생에 감사해>라는  제목이 한층  깊게 다가오는 이야기였습니다

 

배우 김혜자는 어떤 길을 걸어온 사람?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여중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미술을 전공했고요

대학 재학 중이던 1962 KBS 공채 탤런트 1기에 합격했으나 자신의 연기에 실망해 이내 그만두고도망치듯 떠나 결혼해 첫아이를 낳고 육아에 마음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갈망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고스물일곱   연극으로 다시 배우의 길에 들어섰는데요

이후 1969 개국한 MBC 스카우트되어 본격적으로 TV 드라마에 출연하며 수많은 배역으로 살아왔습니다

김혜자는 자신을 연기에만 완벽주의자였고 엄마와 아내로서는 낙제점인 사람, 작품을 하지 않을 때는 껍데기만 남은 매미 허물처럼 산 사람이라 평가하며 자책합니다. 그런 그를 지탱해온 건 감사의 힘인데요. 자신을 잊고 배역에 몰입할 수 있음에, 대본을 외울 기억력이 있음에, 매번 해낼 작품이 눈앞에 놓임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김혜자 배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