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 1월 첫째주에 권하는 3권의 책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세상이 ‘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일하는 자부심으로 당당하게 살아온 고령 여성들의 삶을 일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담은 인터뷰집을 소개합니다.
집안일과 바깥일을 오가며 평생을 ‘N잡러’로 살았던 여성들. 자신의 이름보다 누구의 아내나 엄마나 불린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자 시작되었다. 저자는 한 일간지 젠더기획팀으로 수십 명의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이들의 삶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그저 단순한 인터뷰집이 아닙니다.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 이들의 노동이 저평가된 구조적 맥락을 짚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며 당시 한국의 현대사적 사건들도 살펴봅니다.
기사 연재 당시는 물론, 소셜 펀딩1442%를 초고속 달성하며 많은 사랑과 추가 출간 요청을 받았고, 드디어 단행본으로 정식 출간된 화제의 책.
꼭 만나보시죠.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강창래 에세이
어떤 사람은 레시피를 읽고 어떤 사람은 마음을 읽는 책. 부엌일 젬병이었던 인문학자가 부엌에서 홀로 서기를 합니다.
병석에 있는 아내는 이제 어떤 음식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나마 입에 대는 거라곤 남편이 마음을 다해 만든요리뿐입니다.
고통과 아픔 대신, 음식으로 만들어내는 짧은 기쁨의 순간을 붙잡아두기 위해 쓴 남편의 부엌 일기.
조리과정만 담담히 적어놓은 일기에 왜 가슴이 자꾸만 먹먹해지는 걸까요. 곳곳에 밴 깊은 슬픔이 보여 눈이 왈칵 매워지는 책입니다.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 / 바르바라 뒤리오 사진집
2020년 겨울,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인들은 집 안에 격리되는 록다운을 경험합니다.
고립감과 절망감을 느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벨기에의 한 사진가는 이 상황에 대한 놀라운 타개책을 제시합니다.
각자 매일 바라보는 창밖 풍경의 사진을 찍고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사연과 메시지를 함께 작성해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유하자는 것,
일명 'View from my window'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시작한 지 단 한달 만에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고,
100여 개 도시의 20만 개가 넘는 창밖 풍경의 사진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약 260여 개의 풍경이 한 권의 사진집으로 탄생했습니다. 창 밖 풍경과 함께 서로를 응원하는 짧은 편지가 수록되어 있는 이 사진집을 넘기다 보면 왠지 모를 작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