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목) 장승호교수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A: 네. 오늘은 [거절해도 괜찮아]라는 주제를 준비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기도 하고, 또 받기도 합니다. 

부탁할 때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나의 부탁이나 요청을 들어주기 바라죠. 하지만 부탁이 거절당할 경우에는 무안하기도 하고 못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거절하는 것이 유독 어려운 분들도 있습니다. 

부탁을 들어주기 어렵거나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거절을 못하다 보니까 결국 자신이 손해를 보거나 또, 부탁받은 일을 미루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곤 하죠. 


Q: 제 주변에도 거절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왜 이렇게 힘든 건가요?

A: 캠브리지 영어사전에 피플-플레저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과도하게 관심을 갖고, 항상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미인데요. 

이런 분들은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고 비난받는 것에 대해 과도하게 두려워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착한 아이 컴플렉스”는 낮은 자존감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과도하게 인정 받으려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존 브레드 쇼라는 심리학자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라는 말로 이런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Q: “상처받은 내면 아이”는 어떤 뜻인가요?

A: 보통 “상처받은 내면 아이”는 어린 시절의 가족 환경이나 부모님의 양육 태도, 또 타고난 기질 등에 영향으로 나타나는데요.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제대로 위로받지 못한 채로 내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혹시 피할까봐 몹시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정체성이나 삶의 기준을 제대로 확립하기가 어렵게 되죠.


Q: 어떻게 하면 “착한아이 컴플렉스”를 극복해서 거절을 잘 할 수 있을까요?

A: 네, 우선 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는 결정권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거절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를 면밀하게 살피구요. 들어주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거절 의사를 밝힙니다. 

또, 많은 분들이 ‘거절 자체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를 어렵게 만들 것이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내가 거절하는 것은 상대방의 부탁이나 요청이지,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 즉각적으로 부탁에 응하다보면 자신의 상황을 세심히 고려하기 못해서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어느정도 기한을 두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 거절하면 오해가 생기기 때문에, 정중하지만 분명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좋겠구요. 끝으로 보통 부탁을 다 들어줄 수는 없어도 일부 성의는 보일 수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어느 정도의 융통성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거절은 내 삶을 나답게 살기 위해서 꼭 익혀야 하는 중요한 삶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2023년에는 청취자분들의 삶 속에서도 주인은 바로 여러분 자신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