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제는?
-네. 오늘은 북한자동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6.25는 우리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일인데요. 1950년 전쟁 발발 당시만 해도 북한이 남한보다 자동차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동차 제품력이나 보유대수가 하늘과 땅 차이죠. 이처럼 뒤바뀐 자동차 운명을 지는 두 나라. 그 중에서도 쉽게 알 수 없었던 북한차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무척 기대가 되는데 먼저 북한에는 자동차에도 별을 붙인다고 하는데, 이게 의미가 다르다면서요?
-네. 우리나라의 경우 별이 붙은 번호판은 장군차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차에 별이 붙어 있으면 무사고를 뜻합니다. 북한에 가면 자동차는 물론 버스나 기관차들에 별이 잔뜩 붙어있는데, 5만㎞를 무사고로 주행하면 별을 하나씩 받게 됩니다. 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 무사고가 쉽다고 합니다. 참고로 별이 24개 달려있는 차도 있는데, 120만㎞를 무사고 주행한 것입니다.
-북한도 운전면허가 있나요?
-북한에선 운전면허를 받으려면 자동차 운전학교를 6개월~1년 동안 다녀야 합니다. 이 때문에 운전사인 동시에 웬만한 고장은 혼자서 수리가 가능한데요. 남한의 1970년대 풍경과도 같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자체로 생산한 자동차는 거의 1960년대 수준의 기술을 지녔습니다. 어지간한 부속은 웬만한 수리소에서 대충 대체용품을 깎아 맞춰 대체하기도 합니다.
-그렇군요. 자동차가 많이 있기는 하나요?
-지난해 기준 보유대수가 불과 27만대 수준이빈다. 남한의 2,300만대와는 하늘과 땅 차이인데요. 한때 남한 기업이 북한에 합작공장을 세워 자동차를 생산하다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이태리 자동차회사 제품을 가져다 조립 및 판매했는데 판매량이 워낙 적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입니다. 제품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살 만한 사람이 없는 게 결정적인 타격이었구요 흔히 알고 있는 휘파람, 뻐꾸기 등의 자동차가 그렇게 생산된 차종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 도둑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쉽게 떼갈 수 있는 부품은 모두 가져간다고 합니다. 특히 와이퍼, 휠과 타이어 등을 빼가는데, 지키는 것도 일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배터리는 물론 기름까지 빼간다고 합니다. 참고로 자동차 도둑하니까 상당히 비슷한 나라가 생각났는데요. 바로 북한이 싫어하는 미국입니다. 자동차 부흥기였던 수십년 전에는 미국에서 모터쇼가 열리면 일반 출입 때부터 기어 레버가 모두 사라졌다고 합니다. 관람객들이 빼가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완성차 회사들도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운행이 중단된 차도 적지 않다구요
-네 석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예전에는 기름을 싸게 공급하다가 2000년 이후 제 값을 받자 수입량이 크게 줄었고 또 국제유가가 끊임없이 올라가 그로 인해 운행이 멈춘 승용차가 적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자동차 만들어도 살 사람이 없고, 산다 해도 기름 없어 운행이 어려우니 자동차 일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화물차는 평양으로 들어올 때 세차를 하고 들어와야 하는데 이것도 가격 부담이 큽니다. 참고로 평양에 들어올 때 왜 세차를 해야하냐는 질문에는 외국인이 있어 미관을 고려한 조치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