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5(목) 장승호교수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의 주제는?

A: 네, 오늘은 ‘특정공포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만큼, 두려워하는 대상도 각각 다르죠. 보통은 특정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일시적이거나, 그 강도가 세지 않아서 삶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특정 대상이나 장소에서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공포가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면, 특정공포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Q: 특정공포증이라니 다소 생소한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네, 대개 사물이나 장소를 앞에 붙이고 (무슨 무슨) 공포증이라고 부르는데요. 

조금 과장을 하자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특정공포증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곤충이나 동물, 귀신 같은 것 뿐만 아니라 높은 곳이나 좁은 공간과 같은 장소, 또 폭풍우나 눈보라와 같은 날씨에도 공포증을 가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심지어 뾰족한 볼펜심을 두려워하는 ‘첨단 공포증’이나 동그란 구멍만 보면 소름이 돋는 ‘환 공포증’도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왜 이런 특정공포증이 나타날까요?

A: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불안에 대해서 유전적으로 취약한 분들이 많구요. 성장과정에서의 경험이나 최근에 느꼈던 공포 혹은 트라우마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서 ‘높은 곳에 올라가면 떨어질 수 있다’라면서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어머니를 보고 자란 경우에 자녀들도 고소공포증을 경험하기가 쉽구요, 

한창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 어떤 벌레를 보고 심한 공포감을 느꼈다면 이후에 벌레에 대한 공포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Q: 특정공포증은 사람마다 그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A: 다양한 치료법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체계적 탈감작]이라는 행동치료가 효과적입니다. 

체계적 탈감작은 공포감을 느끼는 대상에 대해서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면서 그 공포에 익숙해지는 훈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구멍을 두려워하는 “환 공포증”을 예로들자면 자신이 두려워하는 가장 약한 자극 (환, 혹은 구멍이라는 글자)에서부터 가장 강한 자극인 (구멍이 여러 개 있는 사진이나 실제 깊은 구멍이 뚤려있는 장소)까지 그 순위를 정해보는 겁니다. 그런 뒤에 가장 약한 자극에서부터 그 자극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쳐다보고, 생각하고 느껴봅니다. 만약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면 10분-20분-30분 이렇게 시간을 늘려볼 수 있습니다. 

아마 처음에는 두려워서 도망치고 싶을 겁니다. 또 이렇게 계속하다가는 공포가 점점 심해져서 공황증 같이 숨을 못쉬고 죽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불안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불안을 견디는 과정에서 공포감이나 다양한 신체증상이 파도처럼 밀려올 수 있지만, 이내 가라앉는 시기가 분명히 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안해지는 경험을 해보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불안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셔서 약물치료를 병행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