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천해주실 책은?
8월 한 달 동안 새로 나온 책을 많이 소개했는데,
오늘은 소설가 김애란 작가가 10년 전 딱 이맘때 출간했던 단편소설집 <비행운>이라는 책을 권해드리려 합니다.
‘비행운(飛行雲)’이라는 말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에 길게 생겨난 구름’이 있고,
두 번째는 아닐비(非) 자를 써서 ‘행운이 아니다’라는 이런 의미도 있는 중의적인 단어인데요.
앞서 말한 비행운(飛行雲)은 삶에 대한 어떤 ‘기대’를 이야기하고, 두 번째 비행운(非幸運)은 살면서 겪는 어떤 ‘불운’을 말합니다.
완전히 상반되는 이 단어가 주는 느낌 그대로, 짧은 단편소설 8편이 펼쳐집니다.
이 책은 김애란 작가가 쓴 5권의 소설책 중에서 ‘가장 무겁고 우울하다’는 평도 있지만,
이 책만큼 김애란 작가의 세계를 단단하게 잘 보여주는 책은 없다는 생각도 반드시 듭니다.
삶을 향한 기대와 삶 속의 불운이 뒤섞인 현실적인 이야기야말로 소설의 본질 아닐까 생각해요.
<비행운>. 행운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행도 아니라는 뜻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의 소설이 들어있나요.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작품에는 정착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비행운’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소설 ‘하루의 축’에서는 공항에서 청소 일을 하는 50대 중년 여성이 나옵니다.
모두가 떠나는 국제공항에서 일하지만 사실 그의 삶은 ‘국제’나 ‘세계’ 따위의 단어와는 거리가 멉니다.
'물속 골리앗'이라는 소설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기후 이변으로 그치지 않는 빗속에서 부모를 모두 잃은 소년이 주인공인데, 도저히 희망을 말할 수 없는 재난 속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누군가, 올 것이다”는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른’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명문장이 있는데요.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라는 말은 독자들 사이에 김애란 어록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김애란 작가 신간이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기다리는 팬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김애란 작가 소개도 곁들여주신다면.
김애란 작가는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대학 재학 중에 '노크하지 않는 집'이라는 소설로 등단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달려라 아비’ ‘두근두근 내인생’ ‘바깥은 여름’ 등이 있고요.
한국에 있는 문학상을 다 휩쓴 작가로 유명합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좋은 이웃’이라는 단편소설로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하며 또 한번 작품성을 인정받았는데요.
"책 버리기 좋은 나이에 '어떻게 살 것인가' 한 번 더 질문하며,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는 수상소감이 좋았습니다.
어느덧 올해도 8월 말을 달리고 있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질문은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해당되는 궁극의 질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