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에세이 <몽타주>
프랑스 칸에서 날아온 반가운 겹경사.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 배우는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
송 배우는 7번의 도전만에 한국 최초로 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박 감독은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칸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칸 영화제 본상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린 것도 한국 영화사상 최초. 기념으로 다시 꺼내본 책.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박찬욱 감독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그의 첫 번째 에세이집 <몽타주>. 칼럼, 인터뷰, 영화평, 제작일지 등의 글들이 모여 ‘매력적으로 뻔뻔한’ 박찬욱 감독의 몽타주를 구성하고 있다.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과 액션과 컷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유쾌한 문장으로 풀어놓았다.
최은영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
등단 이후 줄곧 마음을 어루만지는 맑은 서사를 써온 최은영 작가의 짧은 소설집.
우리가 여리고 민감했던 시절, 몰두했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상처받아 뾰족해졌던 마음의 모서리를 쓰다듬는다. 이번 책에서 돋보이는 것은 아동과 동물에 대한 폭력 등을
바라보는 최은영의 단호한 태도. 폭력을 보는 무심하고 게으른 시선이야말로 폭력적임을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작가의 묘사를 통해 폭력에 둔감해지지 않으려면 부단히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배유정 그림책 <나무, 춤춘다>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이 오늘(31일) 막을 내립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배유정 작가의 <나무, 춤춘다>.
15미터 병풍 그림책 속에서 샘솟는 나무를 그린 환상 예술 그림책.
작가는 나무의 탄생과 죽음을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그림에 표현하여 작은 생명들에 숨결을 더해 준다. 그림은 알 듯 모를 듯한 추상화인 듯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기울여 바라보면 수없이 피어나는 생명들과 매우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다.
아픔을 치료하는 가장 훌륭한 약은 내 안에 숨 쉬는 우주라는 메시지. 잘린 나무가 보여주는 세상으로 떠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