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2(목) 김형준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얼마 전에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세로토닌과 함께 가장 많은 역할을 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번 ‘세로토닌 올리기’라는 주제에 이어 ‘도파민 균형잡기’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Q: 도파민! 정말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정확히 무엇인가요?

A: 세로토닌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른다고 했는데요. 도파민은 ‘기쁨 호르몬’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즐거운 일을 하게 되면 기쁨이나 쾌감을 느끼잖아요. 바로 이런 쾌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뇌의 측좌핵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뇌의 도파민 분비는 특히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요.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얼굴을 떠올리거나 사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측좌핵에서 도파민의 분비가 왕성해지고 황홀함을 느끼게 만들어 맹목적인 사랑도 가능케 합니다. 도파민은 비단 사랑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다양한 행동을 하면 기분 좋은 쾌감을 만들어 그 행동을 자꾸 하게 하는 동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보상계’라고도 부릅니다. 그 외에도 도파민은 뇌의 전두엽에서는 논리적인 사고이나 의욕을 만드는 작용을 하고, 기저핵이라는 부위에서는 섬세하고 정확한 동작을 하기 위한 운동조절작용을 합니다. 바로 기저핵에서 어떤 원인 때문에 도파민이 부족해지면 섬세한 운동이 안되는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그 외에도 여성이 출산 후 모유를 분비하고 조절하는 작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Q. 그렇다면 도파민이 뇌에서 많이 분비되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도파민은 양날의 칼을 가진 뇌 호르몬인데요. 필로폰이나 코카인 같은 마약을 복용하면 뇌에서 일으키는 작용이 바로 도파민의 분비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입니다. 도파민이 기쁨이나 쾌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지나치면 쾌락만을 느끼고자 하는 중독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노력을 통해 보상으로써 도파민이 적절히 분비되는 것은 좋은 동기를 제공하지만 지나친 도파민의 분비는 쾌락을 갈망감으로 만들어 뇌를 교란시킵니다. 황홀했던 사랑이 한순간에 엄청난 고통을 주는 악몽이 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도파민이 지나치게 분비되면 쾌락을 주는 것이 아니라 환청, 환시, 망상 같은 심각한 정신병을 유발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조현병입니다. 조현병은 어떤 이유에서 특정 뇌 부위에서 도파민이 과잉되거나 부족해지면서 발생하는 병입니다. 역시 마약을 복용하면 일시적인 쾌감을 주지만 결국 뇌를 교란에 빠뜨려 환각이나 망상 같은 심각한 정신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도 바로 도파민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가 ‘도파민 올리기’가 아니라 ‘도파민 균형잡기’인 이유입니다.

 

Q. 도파민 균형잡기, 그 방법을 소개해주시지요

A: 첫 번째가 손쉬운 쾌락보다는 노력이 주는 만족감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운동이나 등산처럼 수행하는 동안은 약간의 고통이 따르지만, 그것을 수행한 후 ‘해냈다’라는 만족감이 주는 순간 분비되는 도파민은 건강한 균형을 이루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불쾌한 감정을 잊으려고 마신 술 한잔보다 운동이나 등산 후에 마신 술 한잔이 훨씬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생체리듬을 잘 유지하는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활동하고 식사하면 생체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되어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멜라토닌 같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상호 균형을 이뤄 정신건강을 잘 유지하게 해줍니다. 끝으로 도파민 대사에 주재료인 타이로신이라는 아미노산과 비타민 B가 함유된 음식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입니다. 추천 음식은 귀리, 바나나, 파인애플, 다크초콜릿, 콩과 견과류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