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3(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안데르센 메르헨』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다가오는 5월 5일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고른 책 <안데르센 메르헨>입니다. 안데르센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동화작가, ‘메르헨’은 독일어로 옛이야기, 동화라는 뜻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외에도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바보 한스」, 「말똥구리」 등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43편의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안데르센이 남긴 160여 편의 동화는 15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동화를 쓴 안데르센의 작품에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결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판타지와 상상력 가득한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어린이들에게 밝히기 불편한 현실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모든 사물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뭉뚱그려 무시하지 말고 저마다 그 이름으로 불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바로 동화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거지요.”

 

『호호호』 윤가은

5월 전주국제영화제 시즌을 맞아 윤가은 영화감독의 첫 에세이 <호호호>를 골랐습니다. 

윤가은 감독은 영화 <우리들>과 <우리집>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와 연대를 섬세하게 그려내 평단의 호평과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여성감독 특별전에 윤가은 감독을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했던 첫 에세이. 답은 책 제목에 있었습니다. 웃는 소리인 줄 알았던 ‘호호호’가 알고보니 좋을 호 자를 세 번 이어 쓴 것이었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각자의 호불호(好不好)라는 게 있는데 너한테는 호호호(好好好)가 있는 것 같다”는 친구의 말이 책 제목이 됐습니다. 

그만큼 자신에게 좋아하는 게 너무 많다는 이야기였어요. 책 속엔 윤가은 감독이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이 열광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 풀리듯 술술 풀려나옵니다. 

영화, 드라마, 문방구, 꽃, 여름 등 그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것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는 내내 어린 시절로 돌아가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넘기다 보면 싫어하는 것이 많은 사람보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5월에는 챙길 것도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죠. 일 년 중 몸과 마음이 가장 바쁜 달이 아닐까 싶은데요. 

책 한 권 읽어내려가기 벅차다면, 바로 <인디언의 지혜와 잠언>이라는 책을 넘겨보시길 권합니다. 

이 책은 오랜 기간 북미 아메리칸 원주민들 사이에서 전해져 온 격언을 다양한 주제로 나누어 우화와 함께 엮었는데요. 

한 페이지에 하나의 말이 들어 있어 부담 없이 눈 맞출 수 있습니다. 

“생각은 화살과 같아서 일단 밖으로 내보내면 과녁을 맞춘다”와 같은 시적인 격언부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뒷발을 떼야 한다”와 같이 잔잔하게 힘이 되어주는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