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사람은 누구나 온종일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고 먹고 자는 일이 반복합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은 생물학적으로는 바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수많은 뇌세포 활동의 결과인데요. 수많은 뇌세포가 이런 활동을 할 때 서로 정보를 주고받은 일을 매개하는 것을 신경전달물질이라는 매우 작은 뇌 호르몬을 통해 이뤄집니다.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한번은 들어보신 단어들이 바로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인데요. 오늘은 그중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해 말씀해드리고자 합니다.
Q: 세로토닌! 들어본 것 같은데 대체 무엇인가요?
A: 세로토닌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릅니다. 세로토닌의 불균형 혹은 고갈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강박증 같은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중요 원인이고 저희가 처방하는 약물 중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라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세로토닌을 올려 뇌세포를 자극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세로토닌은 우울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것뿐만 아니라 식욕과 수면의 리듬을 조절하고 기억력과 학습에도 관여하는 등 정신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항상 맞는 말은 아니지만, 세로토닌이 올라가면 행복해지고 내려가면 우울이나 불안을 경험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세로토닌을 복용하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요?
A: 안타깝게도 세로토닌을 직접 복용한다고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의 약물이 없기도 하고 직접 외부에서 주입하면 오히려 효과는 없고 자칫 위험한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세로토닌을 내부의 뇌세포에서 많이 분비하거나 오래 활동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약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약이 아니어도 내 몸 스스로 세로토닌을 올리는 손쉬운 방법이 있어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아니라면 평소의 간단한 노력으로 충분히 세로토닌을 올릴 수 있습니다.
Q. 세로토닌을 쉽게 올리는 법, 소개해주시지요
A: 첫 번째는 햇볕을 많이 쬐는 것입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햇볕을 4시간 이상 쬐는 사람과 그 이하인 사람을 비교할 때 뇌 속 세로토닌이 햇볕 그룹에서 훨씬 풍부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뇌의 봉선핵이라는 곳에서 세로토닌 합성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데 봉선핵과 눈의 망막과 연결된 신경회로가 있어 빛의 자극을 받아 세로토닌을 합성한다고 합니다. 실내 활동이 많아 햇볕을 잘 못 쬐는 분들은 실내 조명을 밝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운동입니다. 적당한 운동을 한 직후 세로토닌의 분비가 뇌 속에서 많아지는 것이 다양한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루 30분 정도의 유산소운동이 바로 세로토닌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는 잘 먹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식사는 봉선핵 등의 세로토닌 분비 세포를 자극하여 세로토닌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특히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 좋습니다. 달걀, 생선, 치즈, 콩, 시금치, 견과류, 닭고기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뿐 아니라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도 도와 숙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억지로라도 잘 웃는 것입니다. 페루-링크라는 뇌 과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잘 웃은 사람들은 긍정적 감정을 자극해서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분비 뇌세포를 활성화해 세로토닌을 올리는 선순환을 하지만 우울 같은 감정이 많은 사람은 세로토닌 분비 뇌세포가 비활성화되면서 더욱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합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잘 웃어서 행복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