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9(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수상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있는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최근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의 정보라 작가의 SF소설 <저주 토끼>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2017년 국내 출간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 부커상 후보 지명 이후 국내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저주 토끼>를 비롯해 초현실적이고 기묘한 총 10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저주토끼는 대대로 저주 용품을 만들어온 할아버지와 손자의 복수 이야기를 기발한 상상과 세련된 문체로 다뤘는데요, 

부커재단은 이 소설을 두고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고 평했습니다. 

 

한국 SF소설이 부커상 최종에 오른 것은 처음인데, 어떻게 소개됐는지 궁금합니다. 

정보라 작가를 발굴해 해외 시장에 소개한 주역이 있습니다. 바로 번역가 '안톤 허(허정범)'씨인데요. 그가 말하길, "읽자마자 영미권에서 통할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서도 SF 작가는 많은데 왜 번역된 SF문학은 안 나올까 이상했다"라면서, "정보라 작가의 문장에는 아름다우면서 공포스럽고 유머러스한 정서가 깃들어 있다. 꿈같은 번역이었다"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저주토끼>는 정 작가의 SF소설을 한데 모은 소설집입니다. 

작가는 "'저주토끼'는 오랜 기간 썼던 작품 중에 환상성이 조금 강한 작품을 모아서 SF적인 요소가 명확한 작품만 내보자는 출판사의 기획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부커상 최종 수상작은 다음달 26일에 발표됩니다.

 

작가 소개를 해주신다면?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진 정보라 작가는, 

러시아·슬라브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의했습니다.

그는 “슬라브 문학의 자유로움과 환상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특히 1920~30년대 소비에트 공산주의 문학이 꽃피던 시기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엉뚱한 발상과 자유로운 문체가 좋다”고 말합니다.

차기작과 관련해선 해양수산물 시리즈를 쓰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문어는 이미 썼고 상어, 멸치, 김 등을 소재로 새 소설을 쓸 예정이라고 합니다. 

차기작의 계기가 웃음을 자아내는데요, “포항 남자를 만나 포항으로 시집을 갔는데 제사상에 사람만한 문어가 오르는 게 충격적이라 구상하게 됐다”고 합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붉은 칼>과 소설집 < 저주토끼> 등이 있고, <안드로메다 성운> 등 많은 책을 옮습니다. 2022년 <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