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가끔 제 진료실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대인관계를 맺고 살아가길 원하지만, 이분들은 수줍음이 많은 수준을 넘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모든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사회공포증이라는 문제를 가진 경우로 오늘은 대인기피증이라고도 불리는 사회공포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Q: 무대공포증이나 마이크 울렁증 같은 것을 말 하나요?
주변에 보면 유독 이런 상황에서 목소리가 떨리거나 불안해하는 경우를 사람들이 있지만, 누구나 조금씩은 그런 면이 있지 않나요?
A: 무대공포증이나 마이크 울렁증 같은 경우도 일종의 사회공포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그 정도의 차이가 매우 크고, 또한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좀 더 광범위한 상황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인은 면접시험, 발표 혹은 대중 연설 등 누구나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은 정상적인 데 반해,
사회공포증이 있는 환자는 그 불안이 매우 심해 대부분의 사회적 상황을 최선을 다해 피하거나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서 참아냅니다.
단순히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수준의 이벤트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들과 식사나 대화하기’, ‘다른 사람들이 듣는 곳에서 전화하기’, ‘마음에 안 드는 물건 반품하기’,
‘단체 사진 찍기’ 등 타인과 함께하는 거의 모든 일에 대해 불안을 느낍니다.
Q: 좀 더 구체적인 증상은 어떻게 되나요?
A: 사회 불안장애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당황할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 상황 또는 과제를 수행하는 상황에 대해 현저하고 지속적인 공포를 지닙니다.
흔히 사회적 상황에서 남에게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것, 모욕당하는 것, 당황하는 것을 상상하며 두려워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자신이 지나치게 긴장하고 불안해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챌까 봐 미리 걱정하고
이것이 더욱 불안을 증폭시켜 계속 불안의 악순환을 일으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와 같은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면 거의 빠짐없이 즉각적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얼굴이 빨개지고 근육이 긴장하며 심장 박동도 빨라지고 손발이 떨리기도 하고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프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셋째, 사회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불안이 비합리적이거나 과도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넷째, 이런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여 순간적으로 불안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이런 회피행동이 결과적으로 학업 부진이나 승진 실패 같은 사회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A.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같은 상담 치료로 나누어집니다.
약물치료는 사회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을 줄여주어 즉각적이고 빠른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치료 초기에 매우 유용한 치료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담 치료가 병행돼야 하는 데 여기에서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사회공포증 환자는 자신이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을 지나치게 걱정하는데, 자신 또한 스스로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자기 확신이 부족한 것이 주원인입니다.
제가 사회공포증 환자들에게 꼭 하는 말인데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한, 두 명은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하고 한, 두 명은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며,
나머지 사람들은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수도 없고, 모든 사람과 꼭 좋은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평가를 하든지 ‘나는 나다’라는 신념을 회복하는 것이 상담 치료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