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던 여름은 물러가고 가을장마에 주춤거려지는 발걸음 이지만 우리의 큰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추석하면 성묘가 생각나고 벌초가 떠오르지요.
낫으로 풀을 베던 시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예초기가 등장하면서 빠른시간내에 깔끔하게 주변을 정리하지요.
예전에는 베어놓은 풀들을 가져와 소 먹이로 주거나 퇴비를 만들어 논밭에 깔아주는 일이 일상이었건만, 지금은 산소 모퉁아에 쌓아두게 되지요.
올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하우스 고랑에 수없이 올라오는 잡초를 잡기위해 풀을 깔아주면 햇볕이 차단되어 멀칭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산에 올라가 낙엽을 긁어모아 포대에 담아 나르다가 길옆 묘 옆에 풀들이 상당량씩 쌓여있는 것을 보고 저 풀들을 가져가면 되겠구나 싶어
포대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담다가 "아야!" 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손가락 손톱밑에 가시가 찔리고 만 것입 니다.
일터로 돌아와 "누구 바늘없소? "하니 윤화씨가 "제가 하나 갖고 있어요."
팀장인 덕순씨께 바늘을 주며 가시 좀 빼달라고 부탁했지만 좀처럼 빼내지 못하더군요.
그냥 그렇게 불편하게 지내다가 이틀째 되던날 머리를 감다가 아픔이 어디론가 사라진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후련할 수가?
다음날 평소 오르던 산길이 아닌 공동묘자처럼 무덤이 많은 곳으로 풀을 담으려고 산을 오르다가 눈에 띄는 이름이 새겨진 묘비를 보고서야
앓던이가 빠진듯이 26년간 궁금해 하던 차 사고로 돌아가신 마을 형님의 묘를 이제서야 알게 되었지 뭡니까?
26년전 8월의 후텁지근한 날 근처 냇가를 찾았다가 갑작스런 폭우를 만나 집으로 되돌아 오던중 오르막길에서 내려오던 트럭이 미끌리면서 우리가 탔던 가장 작은차(티코)를 들이 받고 말았었지요.
그 사고로 마을 형님은 돌아가시고 저는 뇌를 다쳐 25일간 의식이 없었다고 하고 제 아내는 일주일 후면 태어날 아이를 사산하고 이빨 부러지고 골반을 다치게 되었었지요.
몸이 쉬이 회복될수 없음을 알고 퇴원을 했고 "뇌를 다친 사람은 운동이 약이야! "라는 말을 듣고 걷기 운동을 시작하고 3개월만에 새 운동화에 구멍이 나서 물이 들어올 정도로 발을 질질 끌면서도 부지런히 돌아 다녔지요.
사고로 돌아가신 마을 형님이 어디에 묻혀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답니다.
하우스에 깔기위해 풀을 담아오다가 숀톱밑에 가시가 박혔지만, 26년간 궁금해 하던 마을 형님의 묘를 찾을 수 있었으니 ....
올 추석에는 국화꽃 한다밯을 안고 가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눠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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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26년전 빗길 교통ㅇ사고룰 만나 운전하시던 마을 형님은 돌아가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