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달을 마무리하며 쉬어가기 좋은 책, 오랜시간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한 권을 소개합니다.
바로 <월든>이라는 책인데요. 미국의 한 작가는 학생들에게 대학 졸업장 대신 이 책을 한 권씩 선물하자고 제안한 적도 있습니다.
1852년 출간된 이 책은 국내에도 수많은 번역본이 있는데요. 제가 읽은 것은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번역가 강승영 씨가 번역한 <월든>입니다.
이 책에는 인생 자체를 시도해보지 않은 하나의 ‘실험’이라고 생각했던 저자가 문명사회를 떠나 이웃 하나 없는 외딴 숲속 월든 호숫가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손노동만으로 생계를 꾸리며 2년 2개월 2일을 자급자족한 삶의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오두막은 자연을 관찰하는 집필실이 된 셈입니다.
자신의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길 원해서 숲으로 들어갔다고 이야기합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신중한 삶을 영위하게 위해서',
두번 째는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기 위해서',
세번 째는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마지막으로는,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전 세계가 전염병과 환경오염으로 회복이 어려운 큰 재난에 맞닥뜨리게 된 지금,
자연 속에서 삶 그 자체를 탐구한 소로우의 이야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깨달음을 던져 줍니다.
저자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라는 작가인데요.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잠시 일했는데 체벌을 강제하는 학교 방침에 반발해 그만둬버린다. 이후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측량 일이나 목수 일 같은 정직한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월든 호숫가로 들어가 단순소박하며 자족적인 삶, 노동하되 노동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을 살았습니다.
호수에서 생활한 지 1년쯤 지난 1846년 여름, 소로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습니다.
노예제도를 지지하고 멕시코 전쟁을 추진하는 미국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서 인두세 납부를 거부했기 때문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쓴 <시민불복종>은 훗날 간디, 마틴 루터 킹 등의 비폭력주의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월든 : 숲에서의 일년>이라는 그림책도 같이 읽으면 좋습니다.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로 들어간 봄부터 그다음 해 봄까지,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풍경과 그 속에서의 삶을 종이 위에 그대로 물들인 듯 맑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보여 줍니다.
소로우의 명문장에 아름다운 수채화가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