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오늘은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 41주년 되는 날입니다.
지난해에는 제가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소개했는데, 벌써 일 년이 지났네요.
오늘은 <스무 살 도망자>라는 책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해 오월 광주 엑소더스 첫 고백’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요.
광주로부터 도피했다는 부채의식을 안고 살아온 그해 오월 스무 살 젊은이의 이야기이자 이제는 50대 후반이 된 한 중년의 고백록입니다.
저자는 어떤 분인가요?
저자 김담연 씨는 1961년 순천에서 태어나 1980년 5월 20살 되던 해 전남도청과 금남로 일대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저격당한 시위대의 참혹한 주검을 목도한 뒤 자진해서 총을 든 시민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순천에서 광주까지 온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광주 대탈출’ 대열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그가 늘 마음속에 광주에 대한 빚이 남아있었던 이유입니다.
엄혹한 상황에서 계엄군들로부터 하숙생들을 지키려 두 팔 벌려 막아서던 ‘하숙집 슈퍼맘’부터 동네 동생의 죽음 앞에 피 끓는 심정으로 총을 들게 된 나주의 젊은이들까지 다양한데요. 그가 겪은 그해 오월의 이야기는 자식을 구하려 순천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그의 부모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여순사건’을 겪은 아버지 어머니 세대와 광주 오월을 겪은 자식세대의 이야기가 한데 이어집니다.
실마리가 된 것은 영화 <택시운전사>였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본 뒤 그는 그의 경험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데요. <택시운전사>에 유명한 장면이 있습니다.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를 연기한 송강호 배우가 서울로 되돌아가기 위해 전남번호판으로 달리던 비포장길....저자는 바로 그 택시 뒷좌석에 본인이 타고 있었다는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영화 속 택시의 ‘순천행’은 그해 오월 탈주의 기억을 불시에 강력한 힘으로 소환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