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제 진료실에 찾아오는 가장 많은 증상이 바로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호소입니다. 불면증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진단명이지만 사실 다양한 원인의 부수적인 증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정신의학적인 질환뿐만 아니라 통증을 동반한 신체질환, 수면 무호흡증 같은 다양한 신체적 문제가 불면증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면증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따라지지만 모든 불면증 치료에는 공통된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을 올바른 수면을 위한 수면위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로 이 수면위생 중 가장 중요한 점을 “올바른 수면을 위해 버려야 할 네 가지”라는 주제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Q: 불면증 하면 흔히 수면제를 떠올리게 되는 데 많은 분이 상식적으로 ‘수면제는 나쁜 것이다’라는 인식이 큰 것 같아요. 수면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A: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꼭 불면증 치료에 전통적인 수면제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인에 따라 약물이 달라지고, 같은 잠자는 약에도 수면제 외에도 종류가 많기 때문에 환자들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처방된 약물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통적 의미의 수면제는 오남용을 하는 경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무분별한 사용을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보통의 수면제는 잠을 못 잘 때 한 두 번 드시는 것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수면제만을 연속해서 일주일 이상 드시는 것은 수면제의 특성상 잠의 질이 오히려 나빠지거나 금단이나 내성 같은 의존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면제의 약점을 막아주는 약물을 함께 복용하거나 장기 복용을 해도 부작용이 적은 약물로 교체를 해야 합니다.
Q.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올바른 수면을 위해 버려야 할 네 가지”는 무엇인가요?
A: 첫 번째는 <음식과 술>입니다. 야식은 포만감을 줘서 잠을 잘 자게 할 것 같지만 자는 동안 소화기관의 활동을 일으키면서 오히려 깊은 수면을 방해합니다. 그리로 와 함께 술을 마시면 술은 잠을 빨리 들 수 있게 도와주지만 역시 수면의 깊이를 얕게 하여 더욱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에 잠을 위해서는 포기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게으름>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게으름은 이부자리에서 피우는 게으름입니다. 몸은 공간을 기억합니다. 이부자리에서 잠만 자야 하는 데 스마트폰하고, 음식을 먹고, TV를 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누워 있으면 잠자리와 공간에 대한 수면 감수성이 떨어져 정작 잠을 잘 때 각성이 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이부자리는 잘 때만 이용해야 합니다.
Q. 그렇군요. 음식과 술, 그리고 게으름…. 나머지 두 개는요?
A: 세 번째는 <향초>입니다. 최근 숙면을 취하는 ASMR, 음악 그리고 아로마 향을 담은 향초가 유행입니다. 잔잔한 음악 등은 숙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지만, 문제는 향초입니다. 촛불을 이용하는 향초는 밀폐된 공간에서 산소를 태워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오히려 두통, 어지럼증과 숙면을 방해합니다. 수면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도 꼭 피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네 번째는 <잠에 대한 욕심>입니다. 손을 꼭 쥐고 있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잡을 수 없습니다. 잠을 잘 자려는 욕심은 아이러니하게도 긴장과 불안을 높이고, 높아진 불안은 잠드시는 시간을 길게 하고 질을 떨어뜨립니다. ‘그래 잠을 좀 못 잘 수도 있지’하는 여유와 어제 못 잤어도 미련을 버리고 아침에 제시간에 기상해서 오늘 활동을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잠은 자꾸 멀리할수록 잘 찾아옵니다. 잠에 대해 조금은 여유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