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만 이름이 있는 게 아니라 색에도 이름이 있다고 합니다. 색상도 창조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냥 있는 페인트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죠. 그래서 오늘은 자동차 색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우리나라는 흰색과 검은색, 은색이 거의 대세인가요?
국내 소비자들이 무채색 계열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향후 중고차 처리 때문. 물론 달리 보면 그만큼 선호하기에 중고차로 처리할 때도 무난한 것.
살 때는 돈 더 주고 구입하지만 팔 때는 제값 받지 못하니 무채색을 구입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2. 그런데, 색상도 창조의 과정이라 하지 않나,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통상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색상 종류가 대략 50가지 내외. 하지만 색상은 수십만가지 종류에 달함.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는 일.
왜냐면 채도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같은 검은색이라도 모두 동일하지 않다고 보는 게 색상 전문가들의 시각. 따라서 자동차를 개발할 때는 색상도 함께 개발에 들어가게 됨.
3. 그래서 작명하는 것인가?
사람도 태어나면 이름 붙이게 되고, 자동차도 이름 붙임. 색상도 새롭게 만드는 만큼 작명, 이른바 네이밍 과정을 필수.
하지만 수백 종류에 달하는 색상을 표현하기에는 단어가 턱없이 부족. 그래서 자동차 색상명은 대개 영어식으로 표기. ‘사이버 그린(Cyber Green)’이니 ‘골든 옐로우(Golden Yellow)’니 하는 색상명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항목은 차의 컨셉트인데, 색상에 따라 차를 선택하는 시대에 독특한 색상명은 차의 이미지를 좌우하기도 함.
4. 주로 어떤 이름이 선호되나요?
색상에 이름을 붙일 때는 단순하게 ‘블랙’, ‘실버’, ‘화이트’ 등 색상명을 직접 사용하지 않음.
차에 보다 어울리는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백색은 ‘갤럭시 화이트(Galaxy White)’, 은색은 ‘폴리 실버(Poly Silver)’, 검정색은 ‘그라나다 블랙(Granada Black)’ 등 반드시 색 앞에 수식어를 붙임. 파란색도 ‘블루 스카이(Blue Sky)’로 부르면 뭔가 있어 보임. 주로 작은 차에는 경쾌한 이미지를 주기 위한 수식어가 사용되고, 대형차는 중후한 수식어가 사용됨.
예를 들어 쌍용 체어맨의 검은색은 과거 ‘클래식 블랙(Classic Black)’으로 불렀는데, 클래식을 붙이니 조금 있어 보이는 것.
노란색을 ‘서니 옐로우(Sunny Yellow)’라 부르면 달라 보임. 간혹 유명인의 이름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흰색을 좋아해서 흰색을 ‘앙드레김 화이트’로 부르기도 함.
5. 그런데 나라마다 선호하는 색상이 다르다고...
사실 한국을 대표하는 색상은 흰색. 그래서 흰색에 갖가지 이름을 붙이는 것이고, 실제 흰색이 많이 팔림. 그러나 이탈리아는 붉은 색이 선호색상.
그래서 ‘이탈리안 레드’라는 색상명까지 등장. 프랑스는 청색을 선호. 냉정과 평온의 이미지를 담는 것. 독일은 은색이 가장 많이 팔림.
실버는 평범함의 상징인데, 묵묵히 자기 책임을 다하는 게르만족 특성이 묻어나는 색. 국내에도 은색은 비교적 많이 팔리는 추세.
녹색은 영국인들이 좋아함. 한때 영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였던 재규어의 기본 컬러가 녹색.
6. 색상에 따라 사고율도 달라진다고요?
통상 파란색 차가 사고율이 높고, 다음으로 녹색. 파란색이나 녹색은 후퇴색이어서 보행자가 차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함. 또한 같은 같은 파란색이라도 명도나 채도가 낮은 색은 더 위험.
반대로 빨간색은 진출색이어서 다른 보행자나 운전자에게 주의를 줌. 사고율이 낮은 색상은 은회색인데, 쉽게 눈에 띠기 때문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