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좋은 말이죠.
하지만 앞을 볼 수 없는 맹인이 이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백문이불여일견이란 말은 볼 수 있는 사람들만이 더 잘 느낄 수 있는 말일지 모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할 소설 <대성당>에는 보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맹인이 나옵니다.
아내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 친구 로버트입니다. 어느 날 집에 그가 놀러온다는 말에 난색을 표하는 주인공.
하지만 그런 기색없이 맹인 친구를 반겨주는데요.
식사를 마치고 한참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주인공인 남편은 TV에 나오는 대성당의 생김새를 맹인에게 설명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입니다.
그는 이 일에 내 목숨이 걸려 있다면 어떨까 하는 심정으로 대성당을 아는 만큼 묘사하려 시도하는데요.
친절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려하지만 시각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기 힘든 맹인은 그에게 다른 소통의 방식을 제안합니다. 과연 뭘까요?
작가소개?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입니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과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리고일찍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나의 문학적 스승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들은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특히 <대성당>은 단편작가로서 절정기에 올라 있던 레이먼드 카버의 문학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의 대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