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많은 분들이 ‘백미러’로 부르는 차 안의 ‘룸미러’를 아실 것. 룸미러가 등장했던 배경이 바로 자동차경주. 오늘은 룸미러와 관련한 재미나는 얘기.
1. 일단 백미러는 잘못된 말이죠?
정확히는 룸미러. 백미러는 SUV나 RV 차종의 뒷유리 위에 부착한 미러를 말하죠. 우리 말로는 후사경. 좌우 바깥에 있는 미러는 사이드미러로 부름.
2. 그런데 룸미러가 경주에서 비롯됐다고...
미국에서 오래되고 인기 있는 경주 가운데 하나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생겨난 인디 500마일(800km) 트랙경기. 인디 500마일은 1911년 제1회 레이스가 열렸는데, 당시 주최측이 무상금으로 1만 달러를 내걸었음. 그러면서 동시에 제작규정을 두었는데, 1만 달러니까 엔진 배기량도 1만cc 이하로 제한했고, 무게는 1,000kg 이하로 정함. 초창기 미국적 슈퍼카의 전형을 만들자는 의도.
3. 그런데 제작규정과 룸미러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이 때 레이 하룬이라는 사람이 등장, 원래는 제조기술자로 활약. 인디 500마일 경주가 열리기 전에는 드라이버로 작은 대회에 여러번 나간 경험이 있음. 상금이 1만달러니까 결코 포기할 수 없었고, 출전을 위해 경주용차를 한 대 제작. 그런데 문제는 무게를 줄이는 일. 당시 자동차경주는 2인이 앞뒤로 앉았는데, 뒷 사람은 정비사 역할도 하고, 뒤에 상황을 말로 알려주는 지금의 룸미러 역할을 했음. 레이가 보기에 어차피 고장 나면 차는 서기 마련이고, 중량 감소를 위해 뒷사람은 없어도 될 거서 같아 뒷좌석을 떼어 버렸음. 대신 운전석 앞에 거울을 하나 달았는데, 이게 바로 룸미러의 시작.
4. 그런데 룸미러를 화장거울에서 차용했다고...
레이 하룬이 말하기를 어떻게 룸미러를 적용할 아이디어를 냈냐고 물으니까 부인의 화장거울을 보고 떠올렸다고 함. 조그만 화장거울을 보면 뒤쪽 상황을 알 수 있었다고 언급. 그러나 당시 룸미러는 위치가 운전대 앞 가운데 있었음. 이후 운전에 방해되지 않고, 뒤쪽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로 지금과 같이 옮겨진 것.
5.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거울이 아니던데...
룸미러도 진화하는 것. 요즘은 ECM 룸미러가 적용되는데, ECM은 Electronic Chromic Mirror의 약자. 우리 말로는 감광식 룸미러라 하는데, 거울 안의 광센서가 후방 차의 불빛을 감지해 반사율을 낮춰주는 장치. 눈부심을 방지해 주는 역할.
6. 룸미러 안에 모니터도 들어가던데...
간혹 룸미러 옆에 차의 방향을 표시해 주는 기능이 포함된 경우도 있고, 룸미러에 조그만 모니터가 부착된 것도 있음. 후진할 때 뒤쪽 상황을 보여주는 역할. 나아가 첨단 장치도 있는데, 룸미러에 카메라를 넣고, 카메라가 운전자를 계속 촬영함. 그러다 운전자가 잠깐 졸아 눈꺼풀이 천천히 감기거나 자꾸 고개가 떨궈지면 경보음이 울리도록 한 것. 졸음방지장치. 경보음이 커서 잠이 싹 달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