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1(목) 김형준의 마음건강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지난주에 화를 지나치게 참을 경우 출구를 찾지 못한 심적 고통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화병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고 화를 참지 않고 지나치게 표출하는 것 또한 어쩌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화가 나는 상황에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는 지를 “분노를 다스리는 슬기로운 방법”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Q: 누구나 한번쯤은 참기 어려운 분노를 경험할 텐데 ‘분노는 왜 참기 어려운 지!’ 

뭐 이런 것도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이 있을까요? 

A: 분노를 참는 것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은 과학적인 설명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뇌의 가장 깊숙한 부분에 ‘편도체’라는 감정중추가 존재하는 데 이곳은 사람이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을 느낄 때 활성화되어 스트레스 호르몬들을 분비하고 뇌와 신체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감정중추의 활동을 이성적으로 인지하고 억제하거나 처리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이 담당합니다. 그런데 이 두 부위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미쳐 전두엽이 이를 통제하기 전에 먼저 활성화된 편도체가 뇌의 전반에 미치기 때문에 이성적인 생각보다는 감정이 대부분 앞서게 됩니다. 이런 특성이 바로 분노라는 감정을 참기 힘든 이유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Q. 그렇다면 ‘분노를 다스리는 슬기로운 방법’을 설명해 주실까요? 

A: 첫째 정말 분노를 참기 힘들다면 분노가 유발된 상황과 장소를 즉시 벗어나는 것입니다. 앞서 이성적인 생각이 감정을 통제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설명했는데요. 바로 이 방법으로 시간을 벌어보는 겁니다. 장소를 벗어나 심호흡을 하거나 세수를 하면서 분노라는 압도적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환기를 시켜보는 겁니다. 둘째는 사실 다른 일로 화가 난 것은 아닌지, 어느 부분이 나를 이토록 분노케 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겁니다. ‘종로에서 빰 맞고 한강 가서 눈 흘긴다’다는 속담처럼 잘 생각해보면 지금 화가 난 상황이전에 이미 다른 일로 화가 있을 수도 있고,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불쾌한 감정이 실제 현재의 문제보다 더 큰 화를 일으킨 것 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화가 난 이유나 강도가 지나치게 확대된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Q. 이런 방법도 있겠구나 싶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 같긴 한데요...계속 말씀해주시죠?

A: 물론 싶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연습도 필요하고요. 추가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세 번째는 자신의 분노감정을 너무 부정하지 말고 그래 ‘화가 날 수도 있지’. ‘내가 화 날만 하네’하고 자신의 인간적인 감정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분노라는 감정은 인간의 본능이며 스스로 자존감을 가졌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내가 화가 날 상황인데도 오히려 죄책감을 느끼거나 두려움을 갖는 것보다는 오히려 건강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내 스스로 내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다음에 문제해결을 위한 옳은 단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범위에서 안정되게 분노를 표현해보는 것입니다. 최대한 감정을 다스린 채, 억울한 상황이나 분노한 이유를 상대방에게 잘 표현하고 전달을 통해 최대한 공감을 이끌어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반응은 중요치 않다는 것입니다. 설사 나의 정중한 태도에도 상대방의 부정적인 반응이 있다면 오히려 내가 분노한 이유가 타당함을 말해준 것이니, 이성적이고 성숙한 판단을 그때 내리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