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8(목) 김형준 원장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요즘 부쩍 ‘바쁘건 바쁘지 않건 늘 피곤하다’, ‘ 하루 종일 자고 쉬었는데 더 피곤하다’라고 하소연을 하는 분들을 많이 보는 데요. 그것은 바로 사람의 가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는 신체 전체 무게의 2%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사용하고, 심장이 순간 방출하는 혈류량의 20%는 바로 뇌를 향해 갑니다. 그만큼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는 뇌 역시도 휴식을 취해야 하는 데요. 요즘 많은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는 순간에도 스마트폰을 하거나 TV를 보는 등 계속해서 뇌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오늘 뇌의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Q: 그렇다면 ‘뇌의 휴식’위해서 과연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뇌의 휴식을 위해서는 한마디로 “멍 때리기”를 잘 해야 합니다. 조금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바로 “멍 때리기”기 뇌의 건강, 나아가서는 정신 및 신체건강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 최근 뇌 과학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입니다.

 

Q. “멍 때리기”라, 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A: 미국의 뇌 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뇌영상 장치를 통해 사람이 평소 열심히 활동을 할 때는 조용히 있다가, ‘멍 때리기’는 같은 휴식의 순간 오히려 활성화되는 뇌의 특정 부위를 찾아냈습니다. 라이클 박사는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작동하는 이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 DMN)’라고 명명했는데요,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게 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찾아낸 것입니다. 문제는 치매나 조현병, 불면증, 우울증 같은 주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휴식을 취할 때에도 바로 뇌의 디폴트모드 네트워크가 제대로 활성화 되지 않는 점입니다. 바로 뇌 초기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정신질환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반대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잘 활성화되는 사람들이 평소 생활에서 만족도가 높고, 일의 능률도 좋은 것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뇌의 적절한 휴식이 건강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뇌의 휴식을 위해 잘 ‘멍 때리는 법’ 같은 것도 있을까요?

A; 최근 연구에서 어떤 활동이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즉 멍 때리기가 잘 활성화되는지를 밝혀냈는데요. 몇 가지를 예를 말씀드리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볼 때, ‘불멍’이라고 하죠, 모닥불을 멍하니 바라볼 때, 익숙하고 좋아하는 일에 몰입할 때, 명상을 할 때, 한 시간이상 반복적이고 일정한 호흡으로 걷기나 등산 같은 운동을 할 때, 조금은 특히 하지만, 자신의 고향을 찾을 때 등입니다. 반대로 멍 때리기, 즉 뇌의 휴식을 방해하는 것을 말씀드리면 ‘잠자리에 들기 전 음식 섭취를 할 때’, ‘잠자리에 누워서 TV나 스마트폰을 볼 때’, ‘빛과 소리가 너무 자극적인 게임이나 영상을 시청할 때’ 등입니다. 현대인에게 세상은 한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바쁘게 돌아가는 것도 사실이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하루에 잠시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실천하는 것이 올바른 휴식방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