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요?
지난 주부터 다시 코로나 환자가 급증했습니다. 개인방역수칙이 필수지만, 개개인의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적 방역도 무엇보다 중요한 때인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할 책은 감정사회학 연구자 김신식 작가의 첫 책 『다소 곤란한 감정』 입니다.
‘어느 내향적인 사회학도의 섬세한 감정 읽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에는 지나치기 쉬운 감정의 속사정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다소 곤란한’ 속마음을 살펴보는 작가의 깊은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사회학을 중심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가운데 감정 때문에 곤란해졌던 상황들을 55가지 장면으로 정리했는데요.
‘마음’, ‘심정’, ‘감정’, ‘기분’, ‘정서’ 등 내면 상태를 지칭하는 단어가 여럿 등장합니다.
삶 속에서 감정이라는 것이 왜 나를 괴롭히고, 때로는 찝찝하게 하고, 다소 곤란하게 만드는지 헤아려본 책으로 그것들을 단상이라는 형식으로 기술해본 사회학적 에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정사회학 연구자'의 에세이라는 점이 이 책의 특이점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읽은 감정사회학에 대해 좀더 설명해주신다면?
'감정'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애달픔이나 고달픔의 형태로 주로 다가왔다면,
'감정사회학'은 사회 구성원이나 제도나 시스템과 연관되어 '감정이 나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가'를 고찰해볼 수 있습니다.
감정사회학은 감정의 사회적 쓰임새에 주목하는 학문 분야인 거죠.
작가는 "나뿐 아니라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도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감정사회학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어떤 길을 걸어온 사람인지 궁금해지네요.
인문사회비평지 <말과 활>, 문예지 <문학과 사회> 편집위원을 했고, 현재는 사진잡지 <보스토크>의 단행본 편집장으로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작가는 어느 영역의 글이든지 다 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작가는 "소위 ‘용병적 자아’가 있는 것 같다. 용병은 취급을 받기도 하고, 대우를 받기도 한다. 어떤 분야든 글을 납품해야 먹고 살 수 있으니 그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던 거 같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
"자신감이란 당신이 내버려둔 당신만의 가치를 다시 줍는 감정이다"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소위 힐링은 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다 읽고 나면, 나의 감정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어떤 처방을 시도하려 하지 않고, 무언가를 종용하지도 않지만 이상하게도 힘을 주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