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목) 마음지킴이

Q. 오늘은 가면우울증에 대해 말해주신다고 했는데요, 조금은 생소한 말인 것 같습니다. ‘가면우울증’이 무엇일까요?

A. 보통의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와 의욕의 상실 같은 기분 증상이 주로 나타나면서 여러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가면 우울증은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우울한 기분이나 슬픈 감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본인도 우울하다는 기분을 못 느끼지만 환자가 가진 일련의 고통이 

결국 우울증이 원인인 경우를 말합니다. 

 

Q. 우울한 기분을 못 느끼는 우울증이라? 정말 구분하기 힘들 것 같은 데 어떤 증상들이 있죠?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면 우울증은 우울감과 슬픔, 무력감같은 우울증의 주요 증상을 호소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도 우울증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면 우울증은 사실 나이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이 아주 다른데요. 

예를 들면 소아 청소년기의 가면 우울증은 짜증이나 신경질, 반항행동, 규칙위반, 등교거부나 잦은 몸 싸움 같은 비행행동, 즉 말썽을 피우는 것으로 잘 나타납니다. 

그래서 사춘기 문제이거나 못된 행동 정도로 오인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년층은 알콜, 게임, 심한 경우 마약같은 중독의 문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50~60대 중년층의 경우는 우울한 기분이 아니라 몸이 아픈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데 가슴 두근거림, 만성 속쓰림, 두통 같은 몸이 아픈데 

막상 검사상에는 이상이 없어 신경성 질환이라고 불리는 문제들이 사실상 우울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70~80대 노인층에서 우울증은 가성치매라고 해서 마치 치매 환자처럼 급작스런 기억력이나 판단력의 저하로 나타나 쉽게 치매로 오인받아 영락없는 치매처럼 보이지만, 

치매가 아닌 가면 우울증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Q. 증상이나 양상이 매우 다양한 데 그만큼 치료가 중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치료하나요. 

A. 가면 우울증이라서 우울증과 달리 특별한 치료법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와 같이 약물치료와 정신의학인 상담치료가 이루어집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을 복용하는 것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약에 대한 중독이나 의존성의 문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한번 먹으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의존성이나 중독성은 없고 대부분의 부작용도 경미한 편이어서 

특별한 부담없이 드실 수 있는 약들입니다. 최근에는 더욱 효과와 부작용이 개선된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어서 전문의와 상의하고 드신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Q.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가면우울증 역시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예방법을 알려주신다면요?

A. 사람이 살면서 한번쯤 우울한 기분이나 슬픈 감정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잠시 쉬어가라는 내면의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 감정과 기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은 잘 표출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면우울증은 이런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억 누려는 마음이 크다 보니 마음이 아닌 다른 양상으로 그 고통이 표현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고, 주변 사람과 대화나 여가활동 등을 통해 잘 배출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