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문자에 찍힌 점 하나와 이모티콘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자꾸 걱정하게 되는 걸까요? 원래 예민한 성격은 바꿀 수 없을까요? 오랜 기간 이런 '매우 예민함'을 연구한 전문가가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1만 명 이상의 환자를 상담·치료해온 전홍진 교수. 그가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서양인과 한국인의 우울증 양상 차이, 국내 스트레스와 자살 연구 등을 대규모로 주도해온 그는 이 책에서 그간의 임상시험 및 상담 사례 통해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해줍니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아주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제목이네요.
정신건강의학과에 온 이들 대부분은 우울증이라는 진단이 나와도 ‘나는 우울증이 아니’라고 대답한답니다. 이때 말을 바꿔 ‘당신은 매우 예민한가’라고 물으면 그들은 ‘맞다, 나는 예민한 편이다’라며 수긍한다고 해요. 더욱이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나는 매우 예민한 편’임을 인정합니다. 저자는 바로 이 때문에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을 썼다고 말하는데요. ‘매우 예민하다’는 성격적 특성에 주의만 기울인다면 정신과 상담이나 약물 치료 없이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예민함을 갖고 있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그는 이런 예민함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성공의 에너지가 된다고 말합니다. 책에 따르면 노력을 통해 '항상성'을 잘 유지하면 예민함은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통찰을 얻게 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게 해준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 잘 공감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등 인간관계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 책은 ‘예민함’의 모든 특성을 총망라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민함이란 개인이 지닌 일종의 체질입니다. 환경에 따라 다소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경향은 있지만 타고나는 부분이 크다는 거예요. 반드시 나쁜 것도 교정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잘만 하면 오히려 직업적 성공이나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므로 스스로의 예민함을 너무 자책할 필요도 거기에 지나친 자괴감을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일상에서 이를 현명하게 다루는 지혜와 요령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예민함을 잘 관리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자는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면 온앤오프(on and off)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예민함이 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발휘되게 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끄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예민해지거나 피곤해질 것 같을 때는 마음의 평정심을 찾을 수 있는 몰입할 것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 한답니다. 등산을 간다던지, 요리를 한다던지, 그림을 그린다던지, 만약 없다면 그걸 지금부터라도 찾아보는 것이 해답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뇌과학 연구에도 조예가 깊은데, 그렇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예민함’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한 혹은 불안한 감정을 느낄 때 뇌에서는 어떤 작용이 일어나고 어떤 호르몬이 분비되는지, 이때 어떤 활동을 하면 이러한 작용을 완화시킬 수 있고 술이나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이러한 상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알려주는 것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