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은?
1. 주민등록등본을 발급하고, 도로를 정비하고, 법을 만들고 나라의 안보를 책임지는 정책 결정까지. 공공의 손길은 깊고 넓게 뻗어있죠.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대한민국 총 공무원의 수는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놀랍죠.
실제 공무원이기도 한 저자가 전국의 젊은 공무원 7명을 인터뷰한 책 <젊은 공무원에게 묻다>을 첫 번째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공무원이 전하는 진짜 공무원의 세계. 그리고 그들의 일과 삶을 구체적으로 흡입할 수 있는 책입니다.
“시간만 보내며 정년을 채우려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젊은 공무원들의 뼈 때리는 일침부터 “현장 경험 없이 의욕만 넘쳤던 날들을 돌아본다”는 반성까지.
공무원이라면 무조건 보면 좋은 책,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필수로 봐야할 책, 공무원은 왜 그럴까, 공무원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공무원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의 총체적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2. 한국에서 일하는 네팔 이주노동자들이 쓴 시를 묶은 시집이 출간돼 화제입니다.
시집 제목은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인데요.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이미 일간지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기자가 말하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가진 나라에서 태어나 그 산을 올려다보며 자란 그들은 고층빌딩들이 산처럼 솟은 나라로 와서 그 나라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일하고 시를 쓴다" ...이 시집에는 한국인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한국이 있습니다. 시를 들춰보면요, “나도/ 새벽이 언제인지/ 밤이 언제인지/ 모르고 살아온 지 수년이 지났다/
이 기계의 도시에서/ 기계와 같이 놀다가/ 어느 사이/ 나도 기계가 되어버렸구나."라는 표현이 마음을 울립니다.
공장과 농장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네팔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며 하루하루 생을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시로 탄생했습니다.
35명이 쓴 69편의 시 한편 한편에 녹슨 눈물이 베어있는 것 같습니다.
3.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습니다.
"좋은 그림은 단박에 다가온다"는 말을 설파한 화가 강요배씨 이야기였는데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제주 화가'라 불리는 강요배. 잘 알고 계시죠.
그의 삶과 예술을 응축한 산문집이 나왔습니다. 제목은 <풍경의 깊이>구요,
그가 평생 그려 온 2,000여 점의 작품 중 놓치면 안 될 중요한 130점의 그림과 그의 사유가 듬뿍 담긴 글들이 손뼉처럼 만났습니다.
그림을 사지는 못하더라도 집에서 강요배 그림을 마음껏 넘겨볼 수 있다면 이 책을 꼭 소장하셔야겠죠.
칠순을 바라보는 작가가 조곤조곤한 말투로 그림을 설명하면서
“삶의 풍파에 시달린 자의 마음을 푸는 길은 오직 자연에 다가가는 길뿐이었다”고 말하는 예술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