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화) 책방에가다

오늘은 어떤 책을 들고 오셨나요?

아, 읽는 게 정말 쉽지 않았던, ‘수학’에 관한 책입니다. 

제목은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구요, 요즘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어요.

우선 과학 분야에서 가장 잘 나가는 책이라고 해서 그 이유가 뭘까 일단 호기심이 들었고요, 제가 매주 이렇게 모닝쇼에서 책을 소개하다보니까 어떤 책임감이 들어서, 

제가 잘 읽는 분야 이외에 다양한 책들을 펼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모험 삼아 고른 책입니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먼저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이 있었는데요. 

저자는 같습니다. 그때 그 책이 약간 수학 분야에도 인문서가 나타났다! 

이런 평가를 받으면서 8만부가 나가면서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번 책은 그 후속작으로 다시 내놓은, 진화된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책은 시작점이 좀 특이해요. 뭔가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모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죠. 

20대 취업준비생, 기자, IT개발자, 미술작가, 현직 수학교사까지 총 일곱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이 저자와 2개월 동안 ‘여름 수학 학교’ 세미나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 세미나에서 나온 수학의 인문학적 면모와 그에 따른 수강생의 질문들이 이 책의 내용이 된 거죠.

 

굉장히 특이하네요. 책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저자가 궁금해지는데요. 이 다양한 직종의 일곱사람들과의 ‘여름 수학 학교’를 이끈 이분은 어떤 분인가요?

김민형이라는 수학자인데요, 얼마 전 TV에 ‘차이나는***’이라는 교양 강의 프로그램에도 

나오셨죠, ‘상식의 언어로 수학의 대중화를 이끄는 세계적 수학자’ 이런 수식어가 있는 분입니다. 

이분이 왜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학자인가 했더니, 역시나 대단한 이유가 있더라구요. 수학계에서 풀기 어려웠던 고전적인 산술 대수 기하학 난제가 있었는데, 

이것을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을 해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적 수학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합니다. 수학계에서는 약 3천년 동안 ‘수와 수 체계’의 이론을 연구해왔는데, 

실제 탄생한 이론은 그렇게 많지가 않대요, 그런데 그 일을 이 김민형 수학자가 해낸 거죠. 그러면서도 저 같은 수포자들을 위해서 ‘얘들아, 수학을 포기하지 마라. 

수학은 정말 아름다운 학문이란다’라는 것을 널리 전파하려고 책도 쓰시고, 강연도 하시고, 정말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분이더라구요.

 

‘수학은 아름다운 학문’이라는 말에 저도 공대 출신으로서 격하게 공감합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니까 어떠셨어요? 수학에 좀 희망이 생기셨는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완전히 그렇지는 않았구요. 오히려 지금부터라도 기초적인 수학 공부를 좀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반성과 성찰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왜냐면, 일단 기호랑 숫자가 중간중간 많이 나오구요, 여기에 간간이 공식들이 나오고, 

증명하는 풀이 과정들이 들어 있다보니까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도전의식은 있어서 1부까지는 ‘어? 어? 어!’ 이러면서 읽었는데, 

2부로 딱 들어서는 순간 머리가 복잡해지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이 저자도 책의 서문에서 그런 말을 해요. “특히 2부는 대충 읽을 것을 권한다. 공식이 나오는 부분은 그런가 보다 하고 건너 뛰면 다시 그럴싸한 이야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요. 어려울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말고 책장을 넘기라는 사전 주의 사항을 알려준 거죠. 그래서 저자 말대로 공식은 ‘아 그렇구나’ 정도로 넘기면, 

그 다음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계속 나옵니다. 

수학논문을 읽고 작품을 만든 작가 ‘에셔’의 계단 작품이 나오고, 이 계단이 영화 ‘인셉션’에도 등장한다 이런 얘기가 나오구요. 나아가서 현대 영화음악이 얼마나 수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가 하는 챕터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그러니까 둘러보면 이 모든 것이 수학에 둘러싸여 있다는 그런 이치를 말하고 있죠.

 

수학이랑 담 쌓은지가 정말 오래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수학은 정말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학문이구나, 하는 걸 느껴서 일종의 환기구 역할을 해줬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학은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는 말이 가장 좋았어요. 

“완벽한 확신을 향한 수학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언가를 더할 때마다 불확실성이 생겨도 그 실패를 감수하고 진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야 말로 학문의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사람들”이란 말이었죠.

 

이 책의 끝부분에 보면 이 수학학교에 참여한 분이 이런 말을 해요. 

“수학은 역피라미드라는 확신이 든다.”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자가 “죄송합니다” 이렇게 사과를 해요. 그러니까 참여자가 뭐라고 하냐면? 

“그런데 계속 올라가보고 싶은 역피라미드입니다.” 이러죠, 그러니까 다시 저자가 말하죠. 

“수학은 꼭대기에 도달하지 못해도 상관없는 역피라미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