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제는 무엇인가요?
<경험의 미학>입니다. 우선 질문하나 드릴게요. <2>하면, 일단 무엇이 떠 오르시나요?.
2,600만이면, 혹시 신입사원 연봉 이야기인가요?
어제까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로 진단을 받은 사람의 숫자입니다. 거기다가, 전체 사망자는 2만 명이 넘어섰습니다. 그러니까, 부상자 2,600만 명에, 사망자 2만 명이 넘었다면, 이건 <3>이나 다름이 없는 숫자라는 겁니다. 근대 인류가 공포에 떨었던 핵전쟁이 아니라,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전쟁>이라는 겁니다.
전쟁 중에는 살아남는 일이 가장 잘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전쟁 중에 집에 수돗물이 나온다? 감사한 일이고요. 전기까지 들어온다? 이건 행복한 일이라는 겁니다.
듣고 보니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뜻밖의 경험을 다 하게 되니까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경험의 종류가 크게 <나쁜 경험>, <아픈 경험>, <좋은 경험>,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나쁜 경험>은 인생에서의 되도록 피해야 하는 경험들입니다. <나쁜 경험>은 깊은 트라우마로 남거나, 인생의 오점으로 각인되기 때문입니다. <나쁜 경험>들은 원인이 악(惡)해서 죄책감이나 억울함, 혐오감이나 분노와 같은 공격적인 방어기제가 동반되다 보니까, 심신의 안녕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지금까지 애써 일궈 온 공든 탑을 무너트리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나쁜 경험>이 전쟁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두 번째 <아픈 경험>은 어떤 의미인가요?
<아픈 경험>은 고통의 크기에 따라서 시련으로 작용되는데요. 그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면 자포자기 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지만, 뼈아픈 시련을 극복만 하고 나면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의 과거는 아플수록 아픔답다>는 명언도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럼, 나쁜 경험보다는 차라리 아픈 경험이 교훈적이거나 발전적인 의미가 있다는 거네요.
그런데, 깊이 생각해 보면요. <나쁜 경험>과 <아픈 경험>은 교집합처럼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시각과 관점에 따라서는 고통의 크기는 같다고 해도, <나쁜 경험>이 <아픈 경험>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코로나19와 같은 <나쁜 경험>도 <아픈 경험>으로 해석해서 잘 극복만 하고 나면, 겨울철을 이겨낸 나무의 나이테와 같이 성장과 발전의 근력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떤 시각으로 해석하느냐도 중요하네요. 세 번째, 좋은 경험은 다다익선이겠지요?
물론입니다. 삶 속에서 얻게 되는 <좋은 경험>은 최소한 실패와는 무관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과거의 <아픈 경험>들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좋은 경험>이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현재의 <나쁜 경험>을 <아픈 경험>으로 견인시킬 필요가 있고, 지금의 <아픈 경험>을 미래의 <좋은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전화위복의 노력이, 요즘 같이 괴로운 <코로나19 전시>에 반드시 필요한 도전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