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요?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라는 책이다.
제목이 심상치 않다. 어떤 내용인가요?
띠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린 오늘 결혼했지만 혼인신고는 거절당할 거야.”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레즈비언이 결혼하는 방식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2019년 11월 10일 한 호텔에서 열린 아주 평범한 보통의 결혼식.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3%쯤 다른 결혼식이다. 드레스도 둘, 부케도 둘.
이 커플은 지금 많은 하객들 앞에서 축하를 받으며 서 있지만 내일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면 거절당할 것이다.
신혼부부 대출도, 수술 시 보호자 동의도, 사망 시 상속도 불가능하다. 바로 동성 결혼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이 책 작가 김규진 씨는 부모님, 친구, 직장 동료 등
그동안 500번 넘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체득한 커밍아웃 꿀팁을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
최근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한 이야기까지, 법적으로는 여전히 미혼이지만 결혼에 한없이 가까운 무언가를 이뤄낸 작은 승리의 역사가 가득하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자그마한 용기를 가지고 하루하루 사소한 악에 맞서 싸우며 매일매일 작은 승리를 이루는 일상의 히어로들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는 것.
우리에게 주저하지 말라고,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점이 가장 흥미로웠나요?
한마디로 ‘용기’다.
동성 결혼 과정에 대한 이 세심한 기록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목소리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 책은 어렵지 않게 술술술 읽혀 무척 재밌다.
우선 이 작가의 밝은 에너지가 그 어떤 장애물도 헤쳐나갈 수 있을 듯한 힘을 보여준다.
김진규 작가가 요즘 가장 핫한 작가라고요??
결혼 한번 했을 뿐인데 9시 뉴스에도 났다는 말이 유명하다.
어제(6월29일),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발의조차 하지 못했는데 많은 노력 끝에 법제화의 운을 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슈와 맞물려 책이 더 주목받고 있지만, 동성을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더 이상 국가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앞으로 한국 사회가 커밍아웃도, 동성 결혼도, 공장식 이성 결혼만큼 익숙한 풍경이 될 수 있기를,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어 동성 결혼 법제화가 한국에서 이뤄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