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이야기

결혼 한지 한달도 안된 신혼부부의 깨소금 냄새나는 애기좀 들어 보실렵니까? "일찍 들어올꺼지?" 매일 이렇게 어찌 보면 닭살이 돋을 정도로 엘리베이터 앞까지 꼭 배웅하고 들어오는 저는 남편에게 매일 이런 다짐을 받습니다. 남편 회사가 거의 10시가 넘어야 끝나기 때문에 저녁을 거의 같이 먹을수 없는 저는 남편에게 일찍 들어와서 저녁 같이 먹기를 강요하는 편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은 집에 와서 먹겠다고 약속을 하고 남편은 출근을 합니다. 남들은 저녁 다 먹고 치울 시간인 9시쯤 저는 저녁을 준비했답니다.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부려가며 (또 신혼이라 얼마나 신경을 쓰겠습니까?) 준비를 하고 있는데 금방 온다던 남편은 11가 다 될까지 오지를 않는 것입니다. 혼자먹는 점심이 싫어 점심까지 굶은 저는 거의 쓰러질 지경이 다 되었죠. 걱정도 되고 심술도 나고, 왜 그런거 있잖아요 배고프면 신경이 날카로워 지는거..연락도 없이 늦는 남편에게 은근히 부아가 나고 있는데 드디어 남편이 왔습니다. 옷을 갈아입는 남편에게 정말로 지나가는 말로 저녁 먹었냐고 물었습니다. 힘없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럼 이제 저녁만 먹으면 되겠다고요? 저희 남편은 거짓말을 할땐 그렇게 힘없이 대답을 한답니다.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죠 특히 제 앞에서는... 그걸 모를리 없는 저는 지금까지 배고픈걸 참고 기다린것이 서러워 식탁에 주저앉아 제 주특기인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답니다. 저녁 안먹고 오겠다던 남편이 약속어긴것이 미워 단단히 삐져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동료들 옆에서 몇숟가락 얻어 먹고 왔다고 용서를 비는 남편이 갑자기 불쌍해 보이더라고요. 하기사 젊은 남자가 10시가 넘도록 일을 하는데 얼마나 배가 고프겠습니까? 그래서 동료들 저녁 시켜 먹는데 자기도 모르게 몇수저 들었을 뿐일텐데... 저도 미안한 생각이 들어 곧 화를 풀었답니다. 그날 우리 부부는 12가 넘도록 늦은 저녁을 아주 맛있게 먹었답니다. 아참! 김차동씨 울 남편이 왜 그토록 늦게 왔는지 아세요? 글쎄 제가 김치전 붙이는데 넣을 오징어 사오라고 했더니 집앞에 있는 수퍼란 수퍼 다 돌아다니고 그리고 무 한개사고 또 저 심심할까봐 비디오까지 빌려오느라 그랬답니다. 울 남편 참 착하죠? 남자들은 결혼하면 다들 애기가 된다죠? 아침마다 저와 전쟁을 치른답니다. 따악 10분만 더 자겠다고 안방에서 깨워놓으면 거실에서 졸고 있고...그래서 제가 그러죠 그럼 내가 회사에 아프다고 전화해줄테니 오늘은 푹 쉬라고 그러면 그땐 안되지 하면서 일어난답니다. 회사 삼년차인 남편은 요즘은 회사생활이 약간 힘든가 봅니다. 업무량도 많고. 그래도 책임감 있게 잘 해나가고 있는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고 항상 저의 사회생활의 귀감이 된답니다. 출근시간에 항상 김차동씨 방송을 듣는 저희 남편에게 전해 주십시요. 조금만 더 참고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살자고... 그리고 미경이가 항상 고마워 하고 있다고..사랑한다고.. 미경이가 젤루다 사랑하는 울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Skid Row에 18 & Life입니다. 출근시간에 이 음악들으면 울 남편이 행복한 하루를 보낼것 같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전주시 호성동 호성주공아파트 2단지 213-1001호 박미경 참고로 울 남편 이름은 장정건 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