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4(화) 책방에 가다

소개해주실 책은?

요즘 대세 아이콘이 된 펭귄 ‘펭수’가 추천한 책. 이원영의 <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입니다.

저자가 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한 펭귄의 일상 도감인데요. 우리는 펭귄 하면 고정된 하나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순간 펭귄은 아주 무궁무진하고 다양한 인종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제가 재미있게 읽은 펭귄 이름을 소개해 드리자면요. 턱 아래로 검은 띠를 두른 펭귄, ‘턱끈 펭귄’이 있었고요. 

키가 무려 1미터가 넘는 ‘황제 펭귄’도 있습니다. 눈부터 정수리까지 이어진 흰색 줄무늬가 포인트인 ‘젠투 펭귄’이란 펭귄도 있는데요.

이 책에 말 속에 저는 이런 부분이 좋았습니다. “갓 부화한 젠투펭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몸집이 커지고, 발가락 힘도 강해진다. 

사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자란다. 펭귄의 시간은 압축되어 있다. 

그래서 주어진 시간을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낸다.”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척박한 환경에서도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작지만 단단한 펭귄들의 일상이 감동적입니다.

 

매년 서른 시간을 날아가 내내 펭귄을 보다가 돌아오는 펭귄 박사입니다. 

서울대학교 행동생태 및 진화연구실에서 까치 연구로 박사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물속을 나는 새, 펭귄을 지켜보고 있는 그는, 펭귄이 없는 곳으로 돌아가더라도 펭귄을 기억하고 싶어 한 장 두 장 사진을 남기기 시작했는데요. 

혼자 보기 아까운 펭귄의 모습들은 짧은 글과 함께 SNS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일간지에 ‘펭귄 뉴스’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구요, 저서로는 《펭귄의 여름》, 《물속을 나는 새》,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가 있네요.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철학자 ‘윌 듀던트’가 쓴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라는 책입니다. 

1930년 가을 뉴욕 자택에서 갈퀴로 낙엽을 긁어모으고 있던 윌 듀던트에게 잘 차려입은 남자 한 명이 다가와 조용히 말을 겁니다. 

당신이 내게 더 살아야할 이유를 말해줄 수 없다면 나는 당장 자살할 생각이라고 말이죠. 

듀런트는 남자가 계속 살아야할 이유를 말해주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남자는 설득되지 않은 기색이 뚜렷한 채 자리를 떠나고 맙니다. 

얼마 후 듀런트는 세계 각계 100인의 셀럽들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조지 버나드 쇼, 버트런드 러셀, 마하트마 간디 등 이 편지를 받은 이들은 나름의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그 편지와 답변들을 모은 것이 이 책입니다. 

철학자부터 과학자, 작가, 음악가, 정치인, 언론인, 배우, 종교인까지 이 심오한 질문에 일제히 답한 일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죠. 

이 책에는 이들이 생각한 삶에 관한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