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할 책은? >
<사람을 옹호하라>는 책입니다. 혹시 난쟁이 멀리 던지기 대회, 라는 대회를 아시나요?
말 그대로 난쟁이라 불리는 작은 사람을 들어 올려 매트리스 위로 던지는 대회인데요.
말이 던지기지, 거의 패대기를 치는 것인데요. 멀리 던질수록 점수가 높습니다.
사람을 마치 던져져도 좋을 물건으로 대하는 거죠. 원반던지기도 아니고요.
하지만 1995년 프랑스대법원은 이 대회를 금지시켰습니다.
소인을 희화화하고 인격을 침해한다는 거죠. 그런데 정작 이 결정에 분노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던져지는 당사자였던 바켄하임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난쟁이인 내가 달리 먹고 살 길이 없으니 내가 선택한 일을 계속하게 해달라는 겁니다.
유엔에 진정까지 넣었고요. 그러나 모두 그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였습니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류은숙씨가 썼습니다.
차별과 고통에 익숙해지지 말라! 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 책은 아주 쉽고 구체적인 인권 교과서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을 부유하고 있던 먼지들이 청소기에 빨려들어가듯 순식간에 흡입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표지의 말처럼 인권의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인 소중한 가치들에 대해 착실히 소개하고 있고요. 인권, 존엄, 자유, 평등, 책임 등 1
2개의 키워드를 마치 바다의 부표처럼 띄우고 꽉 끌어안게 합니다.
그래서 인권이라는 둥근 배에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마주보고 있었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높고 단단해보이는 인권이라는 말을 아주 잘게 나누어 이해하기 쉬운 사례로 풀어줍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은요? >
윤이형 소설가의 <붕대감기>라는 단편소설집입니다.
소설에서는 계층, 학력, 나이, 직업 등이 모두 다른 다양한 여성들의 개별적인 이야기가 이어달리기처럼 이어지는데요.
불법촬영 동영상 피해자였던 친구를 보고도 도움을 주지 못했던 미용사 지현, 영화 홍보기획사에 다니는 워킹맘이자 의식불명에 빠진 아들 서균을 둔 은정 등
여성 주인공들이 바톤터치를 하듯 연결되는 사연들입니다.
개인의 상처에서 나아가 사각지대에 자리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집입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답답하거나 아플 수 있지만…붕대는 더 자유롭고자 일시적으로 감는 것”이라고 책 제목의 숨은 의미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