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산을 하고, 두 식구에서 세 식구로 늘어나니 택배 이용할 일이 많아지더라구요.
자연스럽게 택배 기사님과도 자주 통화를 하게 됐어요.
항상 오후 두세시쯤 전화를 하셔서 집으로 배달할건지, 택배함에 넣을건지 물어보시는데
목소리가 축- 늘어져 힘이 없으신 거예요.
그 후로도 특정 택배사를 통해 물건을 받게 되면 꼭 그 기사님과 통화를 하는데
듣는 저까지 힘이 빠져 점점 전화를 안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불친절한 것 같아 기분 나쁘게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외출을 하고 돌아오다 집 앞에서 그 택배기사분을 보게된 거예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을 쉴새없이 열정적으로 옮기는데
그동안 목소리만 듣고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던 제가 너무 부끄러워지더라구요.
매번 받지도 않는 통화연결음을 들어야하는 것도 힘든 일이겠구나...
나 말고도 다른 고객들에게 하루에 수십통씩 전화를 해야할텐데 말하는 것도 지치겠구나..
어쩌면 축 늘어진 목소리가 아니라 원래 그 사람의 말투인데
제가 오해했던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하나씩 하나씩 즉흥적으로 낱개 주문했던 물건들을
차곡차곡 모아서 한꺼번에 주문하는데
기사님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전달될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필요한 아기용품을 잔뜩 주문했는데
이번에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봐야 겠어요^^
송천동 D택배사 전 모 기사님, 항상 파이팅입니다!
신청곡- 봄여름가을겨울 [브라보 마이 라이프]